최석철 기자 esdolsoi@businesspost.co.kr2018-04-27 15: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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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B금융지주 회장 자리가 외부인사로 무게추가 기울고 있다. 반면 DGB대구은행장은 전현직 임원 사이에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그룹 쇄신을 위해 회장을 외부출신 인사에게 맡기는 쪽으로 의견이 기울었다.
▲ DGB대구은행 제2본점 전경.
회장 1차 후보군 6명에는 이경섭 전 NH농협은행장과 이휴원 전 신한금융투자 사장, 김태오 전 하나금융지주 부사장, 박병탁 전 한국씨티은행 부행장 등 외부인사 4명과 박동관 DGB유페이 사장, 진병용 DGB생명 상임감사위원 등 내부인사 2명이 포함됐다.
임추위는 전국적 인지도가 있는 무게감 있는 인사들을 아니지만 그룹 쇄신 및 조직안정화 기반을 만들 자질은 충분한 인사들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1차 후보군에 포함된 외부인사 4명은 정관계와 연관이 있는 ‘낙하산인사’와 거리가 멀고 주로 민간 금융회사에서 근무한 경력이 대부분인 인사들이기 때문에 문제삼을 여지도 적다.
도전장을 낸 내부인사 가운데 외부인사들과 견줄만한 인물도 마땅치 않다는 점도 외부인사에 힘을 실어주는 부분이다.
박인규 전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이 자리에서 물러난 뒤 내부인사 가운데 유력후보로 꼽혔던 김경룡 DGB금융지주 회장 대행과 박명흠 대구은행장 대행 등이 공모에 도전장조차 내밀지 않았다.
외부인사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컸던 BNK금융지주와 달리 DGB금융지주 조직 내부에서 외부인사도 자질만 충분하다면 좋다는 의견이 많은 것도 보탬이 되고 있다.
대구은행장은 전현직 임원 사이에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대구은행은 전날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후보자 11명을 대상으로 서류심사를 벌여1차 예비후보군 6명을 추려냈다.
김경룡 DGB금융지주 회장 대행과 박명흠 대구은행장 대행, 문흥수 DGB데이터시스템 부사장, 최민호 대경티엠에스 사장 등 현직임원 4명과 노성석 전 DGB금융지주 부사장, 임환오 전 대구은행 부행장 등 전직임원 2명이 후보군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룡 회장 대행과 박명흠 행장 대행 등 그룹에서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현직 임원들이 지주 회장보다 대구은행장에 몰려있는 셈이다.
BNK금융지주와 비슷하게 지주 회장은 외부인사에게 맡겨 대내외를 아우르는 상징성을 강조하고 대구은행장은 구체적 실무를 챙기고 내실을 다지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경룡 회장 대행과 박명흠 행장 대행은 박 전 회장이 지난해 임원인사를 통해 ‘친정체제’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각각 부사장과 부행장으로 승진한 인물들로 박 회장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이 걸림돌로 꼽힌다.
박 전 회장이 실시한 지난해 말 임원인사에서 DGB금융그룹을 떠난 노성석 전 부사장과 임환오 전 부행장 등도 1차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노 전 부사장과 임 전 부행장은 지난해 2월에 박 전 회장과 DGB금융지주 회장을 놓고 경쟁하기도 해 그룹내 영향력이 있는 주요 인물들로 꼽힌다. 박 전 회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이 불거진 뒤 박 전 회장에게 자신사임 등을 요구하다 지난해 말 그룹을 떠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박 전 회장과 대립각을 세웠던 인물들인 만큼 임추위를 향한 박 전 회장의 입김을 경계하며 임추위에 선임절차의 공정성을 적극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지역 시민단체들도 임추위의 공정성을 요구하고 있다.
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 50여 곳이 모인 대구은행 시민대책위원회는 “박 전 회장 시절에 불거졌던 각종 비리의 책임자인 임원들이 행장과 회장 인선을 맡아서는 안된다”며 “공정한 선임절차를 위해 외부인사를 포함해 임추위를 새롭게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