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유령 주식 사고’를 낸 삼성증권과 외화채권 매매 거래를 중단하고 금융감독원의 검사결과를 지켜보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도 삼성증권의 국고채 거래자격을 다시 살펴본다.
 

한국은행 외자운용원은 13일 삼성증권과 외화채권 매매 거래를 잠정 중단하고 사태의 추이를 살피며 다시 거래를 할지 완전히 중단할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한국은행 외자운용원은 4천억 달러 규모의 외환보유액을 운용하는 곳이다.

2016년까지 외국계 종합금융투자회사에 외화채권 매매 거래를 위탁했지만 국내 증권사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말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4곳을 외화채권 매매 거래기관으로 선정했다.

외화채권 매매 거래기관은 국제신용등급이 ‘BBB-’ 이상인 증권사 가운데 정량평가와 정성평가를 거쳐 뽑히는데 정성평가 항목 가운데 금융회사 신뢰도 항목이 있다.

삼성증권이 유령 주식 사고를 내면서 회사 신뢰도가 추락한 만큼 삼성증권의 자격을 다시 점검해볼 필요가 있는 것으로 한국은행은 판단했다.

삼성증권은 6일 우리사주 배당금을 입금하는 과정에서 주당 1천 원 대신 1천 주를 지급하는 사고를 냈다. 28억1천만 주가 잘못 지급됐고 이 가운데 직원 16명이 501만2천 주를 매물로 내놓으면서 발행되지도 않은 유령 주식이 시장에서 거래됐다.

한국은행은 금융감독원의 삼성증권 검사 결과와 후속조치 등을 검토한 뒤 거래 재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도 삼성증권의 ‘국고채 전문딜러 자격’을 박탈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국고채 전문딜러는 정부가 발행하는 채권인 국고채를 독점적으로 인수할 권한을 지닌다. 국고채 거래가 활성화되도록 1999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현재 증권사 10곳과 은행 7곳이 국고채 전문딜러로 활동하고 있다.

기재부도 금감원의 검사 결과에 따라 삼성증권의 국고채 전문딜러 자격을 박탈할지를 최종결정하기로 했다.

국민연금공단과 사학연금 등 연기금도 10일 ‘거래 안정성’을 이유로 삼성증권과 거래를 잇달아 중단하고 금감원의 검사 결과를 지켜보기로 하면서 금감원의 검사 결과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감원은 11일부터 19일까지 삼성증권 유령 주식 사고와 관련해 특별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