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준영 기자 junyoung@businesspost.co.kr2018-04-11 15:4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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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가전사업에서 쌓은 ‘성공 방정식’을 스마트폰사업에도 옮겨 심는다.
11일 LG전자에 따르면 조 부회장은 10일 서울 마곡 사이언스파크에 위치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센터’에서 현판식에 참여해 스마트폰 사후 서비스를 강화할 것을 당부했다.
▲ LG전자가 10일 서울 마곡 사이언스파크에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센터'에서 현판식을 열었다. (왼쪽부터) 김형정 OS개발담당 전무, 이석수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센터장, 조성진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황정환 MC사업본부장 부사장, 하정욱 단말사업부장 전무, 김영수 MC연구소장 전무.
그는 이 자리에서 “사후 서비스는 고객의 목소리가 철저히 반영돼야 한다”며 “안정적이고 지속적 성능 개선으로 ‘믿고 오래 쓸 수 있는 스마트폰’이라는 신뢰를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부회장이 공식 석상에 직접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드문 일이다. 올해 들어 그가 모습을 나타낸 것은 가전전시회 ‘CES’, 모바일 전시회 ‘MWC’, 연구개발성과보고회 정도다.
그가 LG전자의 ‘아픈 손가락’인 스마트폰사업 회복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조 부회장은 30년 넘게 가전제품 기술 개발에 매진하면서 누구보다 품질을 강조해온 만큼 스마트폰사업에서도 이 원칙을 고수해 고객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품질과 관련해 남다른 원칙을 지니고 있다. 2016년 LG전자 대표이사에 오른 뒤 “만족할 만한 수준이 되지 않으면 차라리 출시시기를 늦추라”는 지시를 해왔다.
로봇청소기 신제품 ‘R9’도 조 부회장의 뜻에 따라 실제 출시가 10개월가량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미엄 가전을 놓고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만큼 소프트웨어 성능을 보완하기 위한 조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부회장의 이런 원칙은 스마트폰사업에서도 이미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매년 상반기 초 공개했던 프리미엄 스마트폰 ‘G시리즈’의 출시가 5월 초로 미뤄졌다.
그는 올해 초 가전전시회 ‘CES2018’에서 “경쟁회사가 신제품을 낸다고 따라내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스마트폰 내부에 소프트웨어나 어플리케이션, 기능 등은 계속 업데이트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스마트폰시장에서 교체 주기가 길어진 데다 LG전자가 스마트폰사업에서 고객들의 신뢰를 얻지 못 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품질 관리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조 부회장은 지난해 TV와 생활가전사업을 담당하던 실무진들에게 스마트폰사업을 맡기면서 이미 대대적 전략변화를 예고했다.
TV사업을 맡던 황정환 부사장을 단말기사업부장에 이어 MC사업본부장 자리에 앉힌 데다 조 부회장이 세탁기사업부장을 맡던 시절 동고동락했던 김영수 전무를 MC연구소장으로 낙점했다. LG전자의 ‘실적 효자’로 꼽히는 두 사업 분야에서 활약한 인물들에게 스마트폰사업의 요직을 맡긴 셈이다.
조 부회장은 2016년부터 LG전자 대표이사를 맡으며 초프리미엄 브랜드 ‘시그니처’를 적극 육성하며 TV와 가전사업의 승승장구로 이끌었다. 이 때문에 ‘조성진 매직’이라는 말도 생겨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