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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내부 통제시스템 전면개편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8-04-09 17:3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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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이 배당 착오에 따른 ‘유령 주식’ 거래 사건을 계기로 문제를 드러낸 내부 통제 시스템을 전면 개편할 것으로 보인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배당 담당직원의 실수부터 잘못 지급된 주식의 매매가 이뤄질 때까지 내부 통제를 비롯한 관리 전반에 허점을 드러낸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증권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내부 통제시스템 전면개편
▲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증권이 이번 배당 착오 사건과 관련해 내부통제 전반에 허점을 나타낸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증권의 배당 담당직원은 5일 우리사주조합 주식의 배당금을 1주당 1천 원 대신 1천 주로 잘못 입력했고 최종 결재자인 부서장도 실수를 알아채지 못한 채 그대로 승인했다.

직원이 배당금을 배당주로 잘못 입력하고 부서장이 승인할 때까지 실수를 인지하고 경고하거나 차단하는 시스템적 조치가 없었던 셈이다. 

결국 하루 동안 아무런 경고없이 다음날인 6일 오전 9시30분에 삼성증권 직원 2018명의 계좌로 28억1천만 주가 입고됐다. 이 주식 규모는 삼성증권 발행주식 8930만 주의 30배 이상이고 시가만 113조 원에 이른다. 

삼성증권은 우리사주조합 주식의 배당금이 잘못 입력된 사실을 오전 9시31분에 인지했지만 본사에는 8분 뒤에야 이 사실이 알려졌다. 

증권관리팀이 9시45분 직원들에게 매도 금지 메시지를 보내는 등 사고 수습에 힘썼지만 삼성증권 임직원이 보유한 모든 계좌의 주문이 시스템적으로 정지된 시각은 오전 10시8분이었다.

삼성증권은 37분 동안 배당 착오에 따른 주식 거래를 차단하지 못했고 그동안 직원 16명이 잘못 지급된 주식 가운데 501만2천 주를 팔아치우면서 증시에 대혼란을 불러왔다. 

원승연 금융감독원 자본시장 담당 부원장이 9일 브리핑에서 “삼성증권은 주식배당 입력에서 오류가 생겼을 때 이를 감지하고 차단할 수 있는 내부 통제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았다”며 “관리자가 이를 확인하고 정정하는 절차나 감시 기능도 부재했다”고 지적했다.

구성훈 삼성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8일 공식 사과문에서 내부 통제 부재와 관련해 “원인을 철저히 파악하고 관련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해 이번 사고의 재발을 막겠다”고 밝혔다. 

삼성증권은 내부 감사와 금융감독원의 현장검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내부 통제 시스템의 개편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의 근본적 원인으로 주식 발행회사의 배당업무와 투자중개업자의 배당업무를 같은 시스템 안에서 처리하는 것이 꼽히는 만큼 이 부분이 개편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이 지적한 대로 임직원이 대규모 자사주를 제한 없이 파는 것을 제한하고 직원의 실수나 이상매매를 관리자가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 보완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증권이 내부 통제 시스템을 전면 개편하면서 조직 쇄신과 인사 이동 등 대규모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지금은 내부 감사를 하면서 금융감독원의 현장검사도 충실하게 받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며 “구 사장이 공식 사과문에서 약속한 것처럼 이번 사태가 재발되지 않게 내부 통제를 비롯해 모든 부분에서 환골탈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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