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롬의 아버지’로 불리는 선다 피차이(41) 구글 부사장이 웨어러블(Wearable) 시장도 넘보고 있다. 앞으로 스마트 재킷을 개발하겠다고 밝혀 웨어러블 시장에서 삼성 애플과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우리는 웨어러블 기기에 쓰일 플랫폼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또 우리는 센서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센서는 작고 강력하며 사용자들이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정보를 모을 수 있다.”
피차이(41) 구글 부사장이 9일 미국에서 열린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XSW)’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구글의 ‘웨어러블’에 대한 비전을 이렇게 밝혔다. 구글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로 스마트폰 플랫폼 시장을 장악한 것처럼 웨어러블 기기의 OS도 먼저 장악하겠다는 뜻이다. 이 OS는 센서가 부착된 스마트 재킷에 적용된다.
|
|
|
▲ 선다 피차이 구글 수석 부회장 |
피차이는 MS의 CEO 영입 때 최종단계까지 올랐던 인물이다. 피차이는 지금 구글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닦은 ‘크롬OS’를 개발했다. 또 ‘크롬북’도 그의 작품인데, 크롬북은 지난해 미국 노트북 판매의 21%나 차지할 정도로 성공을 거두고 있다.
그런 피차이가 모바일, 노트북에 이어 차세대 최대 먹거리인 웨어러블 시장에서도 OS로 점령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것이다. 피차이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의 제조업체를 위해 안드로이드OS 기반의 소프트웨어를 앞으로 2주 안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구글은 오는 6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개발자콘퍼런스(I/O)에서 스마트워치를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IT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13일 구글이 내놓을 스마트워치는 디스플레이 성능을 낮춰 저가정책을 펼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낮은 가격으로 시장을 선점할 전략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피차이의 공격적 전략은 삼성전자의 ‘기어2’와 ‘기어핏’ 등에 미리 제동을 걸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갤럭시기어2’의 후속작 기어2에 자체 OS인 ‘타이젠’을 적용했다. 제품명도 안드로이드 제품군에서 사용하는 ‘갤럭시’라는 명칭을 빼고 ‘삼성 기어2’로 붙였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컴스코어는 “삼성의 모든 제품이 타이젠 OS를 기반으로 구동될 경우 이론적으로 안드로이드 OS 사용자의 25%가 타이젠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로써 웨어러블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구글은 동맹자에서 최대경쟁자로 바뀔 수도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구글의 스마트워치는 LG전자가 제조를 담당한다. LG전자의 핵심기술인 ‘플라스틱 OLED 디스플레이’가 탑재된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 스마트워치가 커브드(Curved)나 혹은 완전한 플렉시블(Flexible)이 나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LG전자는 구글의 ‘넥서스4’와 ‘넥서스5’를 제조했다. IT 전문가들은 그동안 구글이 넥서스 시리즈를 통해 안드로이드OS의 표준화를 이뤄 스마트폰 생태계를 장악했던 것처럼 웨어러블도 같은 맥락으로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전망한다.
웨어러블 생태계는 플랫폼(OS)의 전쟁터가 되가는 모습이다. 구글과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애플도 자체 OS를 탑재한 '아이워치'를 이르면 올 하반기에 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