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의장은 22일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삼성물산 제54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한 주주들의 질문에 “합병과정에서 나온 의혹들은 사람들의 삼성그룹에 대한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여러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 의장은 경영현황과 관련한 주주들의 질의를 받는 과정에서 일부 주주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문제를 따지는 주주들이 많았다.
한 주주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한 뒤 삼성물산 가치는 합병 전보다 떨어지고 있다”며 “경영진들은 잘했다고 포장할 게 아니라 잘못한 것은 잘못했다고 하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주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하면서 제일모직은 자산가치를 모두 따지고 삼성물산은 주식 가격만 따지고 합병했다”며 “삼성물산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먹거리가 된 것인데 그때 당시 임원으로 있던 사람들은 (사내이사에서) 모두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 의장은 “외국에서 ‘인식이 현실(Perception is reality)’이라는 말을 들었다”며 “저도 고민을 했지만 제가 아는 바로는 (이 부회장 승계 목적과 관련해) 그렇지 않았고 와전된 부분이 많은 것 같다”고 대답했다.
최 의장은 삼성그룹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부정적이기 때문에 삼성물산 합병에도 부정적 시각이 짙은 것 같다며 이런 인식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대답했다.
합병 당시 비전으로 제시했던 실적 목표를 달성하는 데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한 주주는 “합병때 2020년까지 매출 60조 원을 달성하겠다고 했지만 2017년 매출은 아직 절반 정도에 그친다”며 “합병 때 그렇게 말씀하신 분들은 다 관둬야 한다”고 말했다.
최 의장은 “건설시장 침체와 중국의 경제제재,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으로 합병 당시 예상했던 것보다 상황이 악화된 것은 사실”이라며 “삼성물산은 안정적 수익확보에 주력해 수익성을 대폭 개선했다”고 말했다.
주주 질의와 최 의장의 답변이 끝난 뒤 삼성물산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선임 안건이 처리됐다.
최 의장과 이영호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을 3년 임기의 삼성물산 사내이사에 재선임하고 고정석 상사부문 사장과 정금용 리조트부문장 겸 웰스토리 대표를 새로 사내이사에 선임하는 안건이 주주들로부터 승인받았다.
최 의장은 “사전 위임장을 통해 이사 선임의 건에 찬성하는 것으로 밝힌 주식 수가 가결 요건을 충족한다”고 말했다.
최 의장은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에서 물러나지만 이사회 의장을 앞으로 3년 동안 더 맡는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