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정 기자 imcrystal@businesspost.co.kr2018-03-20 14: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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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미국의 에어백 결함 조사로 판매와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0일 미국의 현대차와 기아차 에어백 결함 조사와 관련해 “어떤 부품이 문제인지 혹은 모듈링이나 완성차 조립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는지를 놓고 명확한 조사 결과가 나와야 비용 부담의 주체가 결정될 것”이라며 “타카타 에어백 사태로 미루어 볼 때 안전에 직결된 문제가 발생하면 귀책사유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던지 판매량은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파악했다.
▲ 현대자동차 엠블럼.
미국 도로교통안전(NHTSA)는 최근 현대차 쏘나타와 기아차 포르테 등 모두 42만 대를 놓고 에어백 결함을 조사한다고 밝혔다.
이 차량의 충돌사건 6건에서 에어백이 부풀지 않아 4명이 사망하고 6명이 부상을 당하면서 전수조사를 시작했다.
문제가 된 차량에는 독일 부품회사인 ZF-TRW의 에어백이 장착됐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ZF-TRW가 공급한 에어백 제어장치 문제 탓에 에어백 결함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미국 당국의 조사 결과에 따라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는 최소 1319억 원, 최대 8728억 원을 부담할 것으로 추산됐다.
고 연구원은 “에어백 제어장치를 생산한 ZF-TRW가 100% 원인 제공자로 밝혀지면 현대차 등은 에어백 제어장치만 교체하면 돼 생각보다 적은 부담으로 리콜을 종료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귀책사유가 다른 부품이나 모듈형태로 조립하는 현대모비스 또는 완성차를 조립하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문제에 있었다면 부품 교체 및 공임 부담은 훨씬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에어백 결함 책임에서 자유롭더라도 판매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고 연구원은 “타카타 에어백을 가장 많이 장착했던 혼다는 당시 미국 판매량이 40% 이상 감소할 정도로 큰 타격을 입었다”며 “현대차와 기아차는 미국에서 새 차를 투입하기 전인 상반기에 재고를 줄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에어백 관련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면서 판매 감소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현대차는 2월27일 에어백 결함 조사 대상 가운데 15만5천 대를 리콜한다고 밝혔다. 기아차는 향후 미국 당국의 조사에 협조하면서 필요하다면 리콜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에어백 리콜 지역이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고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차는 오토리브와 ZF-TRW의 에어백 제어장치를 섞어 사용하고 있다”며 “귀책사유가 에어백 제어장치에 있다면 동일 제품을 사용하는 한국 혹은 다른 국가들에도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명확한 설명이 요구될 것”이라고 파악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에어백 악재를 맞으면서 주가도 부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고 연구원은 “미국의 에어백 결함 조사는 상반기 실적과 주가 흐름에 어떻게든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ZF-TRW, 현대모비스, 현대차, 기아차가 지게 될 부담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당분간 불확실성이 주가를 누를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