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혜 기자 wisdom@businesspost.co.kr2018-03-08 18:3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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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해양에 감원 칼바람이 더 강하게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STX조선해양은 조선사로서 명맥은 유지하게 됐지만 채권단으로부터 강력한 구조조정을 요구받았다.
▲ 장윤근 STX조선해양 대표이사.
8일 KDB산업은행에 따르면 STX조선해양이 4월9일까지 강도 높은 자구계획을 담은 노사 확약서를 제출하지 못하면 법정관리를 받는 처지에 내몰릴 수도 있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STX조선해양이 40% 수준의 인력을 구조조정해서 경쟁력을 갖춰야 할 것”이라며 “STX조선해양이 한 달 안에 강도 높은 자구계획을 담은 노사확약서를 내지 않으면 원칙대로 법정관리를 신청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TX조선해양은 지난해 말 KDB산업은행 등으로부터 선수금환급보증(RG)을 발급받는 조건으로 인건비를 30% 줄이기로 약속해 감원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보다 더 많은 직원을 내보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
STX조선해양은 지난해 12월 희망퇴직으로 70명을 내보냈는데 앞으로 직원 500여 명이 더 회사를 떠나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STX조선해양 내부에서도 인력구조조정은 계속 진행되던 사안이라서 직원들이 크게 동요하지 않고 있다”며 “노동조합이 인력 구조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지만 회사가 자칫 법정관리를 받게 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서 이 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STX조선해양은 비교적 적은 인력으로 소형 가스선에서 수주 경쟁력을 입증해야 한다.
채권단은 STX조선해양이 중형 유조선과 LNG(액화천연가스), LPG(액화석유가스)운반선 건조를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도록 만들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STX조선해양 관계자는 “채권단이 생산직 직원을 내보내기를 바라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숙련 노동자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여 조금 걱정스럽다”며 “STX조선해양이 소형 LNG운반선과 LPG운반선부문에 집중하면 살아날 수 있다고 판단된 만큼 이 부문에서 경쟁력을 잃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STX조선해양에 따르면 2015년 글로벌 대형석유회사 셸로부터 소형 LNG운반선(LNG벙커링선)을 수주해 지난해 인도했을 뿐 아니라 과거 대형 LNG운반선도 건조해봤다.
소형 LPG운반선은 STX조선해양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건조경험을 갖추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