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가 회사의 체질을 투자금융 중심으로 개선해야 하는 무거운 과제를 안고 출발한다.
6일 금융권에서 정 내정자는 NH투자증권의 주요 성장동력인 투자금융(IB) 전문가로 꼽히는데 이번에 이 점이 대표이사 인선에 강점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 |
NH투자증권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이날 정 내정자를 새 대표이사 사장 단독후보로 추천했다.
임추위 관계자는 “정 내정자가 NH투자증권을 글로벌 투자금융 회사로 키워낼 것으로 판단했다”며 “이번 인선으로 NH투자증권이 경쟁사들보다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투자금융은 기업공개(IPO)와 인수합병, 회사채 발행 등 기업과 투자에 관련한 업무를 다루는 분야다. 단순 영업과 차별되는 증권사의 성장 동력으로 전문적 노하우가 필요하다.
정 내정자는 대우증권에서 기획본부장과 투자금융 담당 상무를 지낸 뒤 2005년 NH투자증권의 전신인 우리투자증권에 합류했고 2015년부터 투자금융 사업대표 부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투자금융분야에서만 20년 가까이 일했다. 최근 자본시장 전문매체인 마켓인사이트가 증권사 대표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등을 제치고 국내 투자금융시장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에 오르기도 했다.
NH투자증권은 투자금융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증권사들의 주요 수익원인 주식 브로커리지(위탁매매)는 증시의 변동에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수익을 거두기 어렵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정 내정자는 회사의 체질을 투자금융 중심으로 전환하면서 단기금융업 인가를 확보하고 초대형 종합투자금융사업자로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힘쓸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 4곳의 증권사와 함께 초대형 종합투자금융사업자(IB)로 지정됐다.
초대형 종합투자금융사업자는 4조 원 이상의 자기자본을 활용해 다양한 업무를 할 수 있지만 NH투자증권은 핵심업무로 꼽히는 단기금융업 인가를 아직까지 받지 못했다.
금융사가 자체신용을 바탕으로 일반투자자에게 파는 만기 1년 이내의 금융상품을 발행어음이라고 하며 단기금융업은 발행어음의 매매와 중개 등을 하는 업무를 말한다. 현재 한국투자증권만 단기금융업을 할 수 있다.
투자금융의 주요 업무 가운데 하나인 기업공개에서 무게감 있는 기업들의 상장을 주관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NH투자증권은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전통적으로 기업공개 시장에서 ‘3강’ 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하반기에 대어급 기업공개를 확보하지 못한 탓에 실적 건수 기준으로 3위로 밀렸다.
정 내정자는 20년 가까이 투자금융 업무를 다루면서 쌓아온 네트워크를 활용해 NH투자증권을 다시 1등으로 올려놓는 데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정 내정자는 직원들의 신뢰도 두텁다”며 “사업모델 변화를 뒷받침할 인사혁신과 조직문화 개혁에서도 능력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정 내정자는 22일 주주총회에서 선임이 확정되면 23일부터 2년의 임기를 시작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용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