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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소나기 피하기, 대한항공 보직만 사퇴

임수정 기자 imcrystal@businesspost.co.kr 2014-12-09 18:5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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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아 소나기 피하기, 대한항공 보직만 사퇴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큰딸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대한항공의 모든 보직에서 물러난다.

그러나 대한항공의 부사장 신분은 유지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눈 가리고 아웅하는 인사라는 지적도 나온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9일 프랑스 출장에서 돌아오자마자 인천공항에서 임원회의를 열어 조현아 부사장의 사의를 받아들였다.

조 부사장은 이 자리에서 “본의 아니게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고객과 국민 여러분께 죄송스럽다”며 “저 때문에 상처를 입은 분이 있다면 너그러운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조 부사장은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대한항공의 모든 보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보직사퇴 의사를 밝혔다.

조 부사장은 대한항공에서 기내서비스와 호텔사업 부문 총괄을 맡아왔다.

조 부사장은 이번 사건으로 리더십을 발휘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해 보직사퇴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 노조는 경영진의 책임을 묻는 내용이 담긴 성명서를 내는 등 조 부사장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조 부사장은 대한항공 사내이사 부사장과 칼호텔네트워크, 왕산레저개발, 한진광광 대표이사는 그대로 유지한다.

조 부사장이 부사장 신분을 유지할 경우 대한항공 경영에 언제든지 개입할 수 있어 이번 파문에 책임을 지는 모양새로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상 초유의 행동을 하고도 오너 일가라는 점 때문에 보직사퇴로 면죄부를 받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조 회장은 임원회의에 앞서 인천공항에 몰려든 취재진에 “임원들에게 보고받았다”며 “(조현아 부사장이) 업무수행중이었지만 고객들에게 불편을 끼쳐 드린점에 대해 깊이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임원으로서 모든 과정을 조사한 뒤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조 부사장은 지난 5일 오전 미국 뉴욕 JFK국제공항에서 인천으로 출발하는 KE086편 항공기 1등석에 탑승한 뒤 승무원이 견과류를 봉지 째 내오자 “서비스가 이게 뭐냐”고 질책한 뒤 사무장을 항공기에서 내리게 했다.

이 항공기는 이륙하기 위해 활주로로 향하다 사무장을 내리려고 탑승구로 되돌아갔다. 이 때문에 이륙이 예정보다 20분 가량 미뤄졌으며 도착도 예정시간보다 11분 늦어졌다.

이륙 지연과 관련한 안내방송도 내보내지 않아 탑승객 250여 명은 영문도 모른 채 불편을 겪어야 했다.

참여연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조 부사장은 기장이 하도록 돼 있는 항공기 승무원 지휘, 감독을 직접 함으로써 항공법을 위반했고 항공기 내에서 소리를 지르고 승무원을 내리게 해 업무를 방해했다”며 10일 서울서부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한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이번 사건을 “항공기라는 중요한 교통수단에서 안전과 중요 서비스와 관련한 사항이 규정, 시스템, 상식에 따르지 않고 총수 일가라는 우월적 지위에 의해 간단하게 무력화된 사건”으로 규정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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