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이 CJ헬스케어의 매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지배구조 개편과 사업재편에서 최근 보여준 '속도경영'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재현 회장이 지난해 11월 세대교체 인사를 통해 중용한 '젊은' 경영인들이 일사분란하게 '새판짜기'를 주도하고 있다.
21일 재CJ그룹과 재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CJ헬스케어 매각을 놓고 지난해 11월 매각추진 공개 이후 3개월 만에 주식매매계약(SPA) 체결까지 이뤄지면서 속전속결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CJ제일제당은 20일 100% 자회사인 CJ헬스케어의 매각 우선협상자로 한국콜마컨소시엄을 선정하고 당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한국콜마 컨소시엄은 1조3천억 원의 매각가를 제시했다.
CJ헬스케어 매각으로 CJ그룹의 ‘새판짜기’는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CJ그룹은 지난해 말 생소한 ‘삼각합병’이라는 방식을 통해 지주사CJ→CJ제일제당→CJ대한통운으로 지배구조를 단순화했다. CJ 자회사였던 CJ건설은 CJ대한통운에 합병했다.
CJ그룹은 CJ자회사인 CJ오쇼핑과 CJE&M도 합병한다고 밝혔다. CJ푸드빌은 커피전문점 브랜드 투썸플레이스를 물적분할하고 1300억 원의 해외투자를 유치했다.
이 모든 일이 불과 석 달도 안돼 추진되면서 사전에 짠 시나리오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CJ그룹의 새판짜기가 그만큼 빠르고 일사분란하다는 것이다.
특히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지난해 11월 실시한 세대교체 인사를 통해 경영전면에 나선 ‘젊은’ CJ경영인들이 새판짜기의 주축이 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신현재 CJ제일제당 대표이사 사장과 김홍기 CJ 공동대표 총괄부사장,
허민회 CJ오쇼핑 대표이사 사장,
구창근 CJ푸드빌 대표는 물론 최은석 CJ경영전략총괄 부사장, 윤상현 상무 등도 CJ그룹의 핵심 경영진으로 떠오르고 있다.
CJ그룹의 새판짜기는 지주사CJ와 계열사가 한몸으로 움직이면서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를 놓고 이들이 지주사 CJ 근무를 통해 공통된 경험을 쌓아 손발이 잘 맞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 신현재 CJ제일제당 대표(왼쪽)과 김홍기 CJ공동대표. |
신현재 대표는 CJ제일제당 대표로 선임되기 이전에 CJ에서 경영총괄을 담당했다. CJ의 경영총괄은 계열사의 현안과 미래 전략을 구상하는 자리로 그룹의 전략을 가까이에서 체험할 수 있는 보직이다.
허민회 CJ오쇼핑 대표는 CJ에서 경영총괄을 맡았고
구창근 CJ푸드빌 대표도 경영총괄 아래에서 전략업무를 총괄했다.
김홍기 CJ공동대표 역시 CJ에서 전략1팀, 비서팀, 인사총괄 등을 거쳤다.
지주사 CJ에서 최은석 부사장과 윤상현 인수합병담당 상무도 최근 그룹의 인수합병과 관련해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이들은 CJ그룹의 핵심인 CJ제일제당 출신이 아니라는 점도 비슷하다.
신현재 대표와 김홍기 공동대표는 경력직 입사이고 최은석 부사장은 회계법인 출신,
구창근 대표는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이다.
기존 CJ그룹을 이끌었던 부회장급 경영인들은 한발 물러나 사실상 ‘고문’ 역할을 맡고 있다.
이채욱 부회장은 CJ 공동대표를 계속 맡고 있지만 건강문제로 활동이 제한적이고
김철하 CJ부회장은 지난해 인사에서 CJ기술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CJ그룹 전면에 나선 경영인들은 대부분 경영전략총괄 업무를 담당했던 전략가 출신”이라며 “CJ그룹의 세대교체와 사업재편이 맞물려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