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도가 자율주행차 시대에 맞춰 기술 경쟁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은 지난해 만도의 대표이사로 복귀했는데 자율주행차 부품에 집중하며 자동차산업 변화에 맞춰 사업 체질을 바꾸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만도는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자율주행차 개발에 연구개발 역량을 집중했다.
사업본부를 나눠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사업부, 제동사업부, 조향사업부, 현가사업부 등 4개 사업본부로 만들었다.
기존 완성차는 부품들 사이의 호환성이 중요해 사업본부를 나눌 필요가 없었다면 자율주행차 시대에는 각 부품의 경쟁력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각 부서를 사업본부로 격상한 것이다.
만도 관계자는 “자율주행차 시대에 맞춰 부품별로 사업부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조직개편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특히 주목하는 곳은 자율주행차에 필수부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사업부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은 센서를 통해 전방 추돌 등과 같은 상황을 감지하고 자동으로 대처해 주행을 돕는 기술로 자율주행차로 넘어가는 핵심기술이다.
만도가 올해 1월 연구 인력을 새로 뽑으면서 절반 이상을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사업부에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몽원 회장은 만도 경영으로 복귀하자마자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등 미래차 개발을 강조했다.
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만도는 자율주행차와 전기차시장 진입을 위해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며 “이는 만도의 내일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만도의 주 고객사인 현대기아차의 완성차 판매가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만도의 미래차 부품 개발은 한층 더 절실해졌다. 만도의 현대기아차를 향한 매출비중은 50% 수준으로 실적에도 크게 영향을 받는다.
현대기아차의 지난해 글로벌 완성차 판매가 급감하자 만도의 실적도 덩달아 악화됐다. 만도는 지난해 매출 5조6847억 원, 영업이익 835억 원을 내 2016년보다 매출은 3.1% 줄었고 영업이익은 72.6% 급감했다.
다만 제네시스를 비롯한 현대기아차의 고급 차종에 들어가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매출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연평균 59%의 고성장세를 이어갔다. 2020년까지 20%를 넘는 연평균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 회장은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보고 연구개발비를 더욱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만도는 지난해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에 2100억 원 이상의 연구개발비를 쏟아 부었는데 이는 전체 연구개발비의 70%에 이르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만도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외형 성장은 긍정적”이라며 “지난해 4분기 전체 매출에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비중이 6.4%까지 확대됐는데 올해는 7%를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대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