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5월18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7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유가족의 사연을 들으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뉴시스> |
더불어민주당이 6월 지방선거에서 호남을 독차지할 수 있을까?
호남은 더불어민주당의 낙승이 예상되는 가운데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민주평화당의 선전 여부가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 호남,
문재인 지지 확인할까
14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6월 지방선거에서 호남 지역은 큰 변수가 없는 한 더불어민주당의 완승이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에서 전북 64.8%, 광주 61.1%, 전남 59.9% 등 호남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문 대통령은 취임 뒤에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5.18정신을 강조하는 등 호남 민심을 각별히 챙겨왔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5.18 기념식에서 헬기 사격 등을 포함해 5.18민주화운동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겠다고 약속했는데 지난 1년 동안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에 따르면 문 대통령 지지율은 올해 들어 60%대로 떨어졌지만 호남에서는 여전히 80%대의 굳건한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문 대통령과 함께 더불어민주당 역시 호남에서 꾸준히 50%~60%대의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넓은 인재풀을 지녀 호남에서 치열한 당내 경선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더불어민주당의 강점으로 꼽힌다.
광주에서는
윤장현 시장이 재선을 준비하는 가운데
이용섭 전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3선의 강기정 전 의원 등이 도전장을 던질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은
송하진 지사와 13일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위원장을 사퇴한 김춘진 전 의원의 2파전이 예상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이낙연 지사가 국무총리로 자리를 옮기면서 이재영 행정부지사가 도정을 이끌고 있는 전남은 이개호 의원과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이 유력후보로 거명된다.
치열한 경선을 거치면 컨벤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만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 민주평화당 선전 여부가 최대 변수
안철수 전 대표와 결별을 선언한 민주평화당의 선전 여부가 호남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독주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최대 변수로 꼽힌다.
▲ 조배숙 민주평화당 대표가 2월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창당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민주평화당> |
민주평화당은
박지원 의원, 정동영 의원, 천정배 의원 등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의원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조배숙 민주평화당 대표는 12일 광주시의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1차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6.13 지방선거는 민주평화당의 첫 시험대”라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경진 민주평화당 상임 선거대책위원장은 “민주평화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호남과 광주에서부터 돌풍을 일으켜 의미있는 의석을 얻을 것”이라며 “특히 광주, 전남, 전북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평화당이 호남 선거에 열의를 불태우고 있지만 인력풀이 더불어민주당만큼 두껍지 못한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현역 의원들이 직접 지방선거 후보로 뛸 수 있지만 민주평화당이 교섭단체 구성에 욕심을 내는 점을 볼 때 쉽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다.
결국 원외에서 얼마나 참신한 후보들을 발굴할 수 있는지가 민주평화당의 이번 지방선거의 성패를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민주평화당 현역 의원들이 선거에 직접 뛸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민주평화당은 호남에서 선전 여부가 당의 앞길과 직결될 수 있는 만큼 당의 사활을 걸고 호남 선거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박지원 의원은 12일 SNS를 통해 “조배숙 대표가 의석 관계상 현역의원을 광역단체장 후보로 고려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원내교섭단체 구성이 중요하다는 의미로 해석한다”며 “이를 나의 전남지사 출마 관계와 연결해 해석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전남지사 출마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박 의원 등 호남에서 무게감 있는 의원들이 직접 후보로 나서면 판세가 요동칠 가능성은 충분하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