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과 함께 롯데그룹의 지주사인 롯데지주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신 회장의 최측근이자 롯데그룹에서 2인자로 통한다. 신 회장을 대신해 대외활동에 주로 참석하며 롯데그룹의 얼굴 역할을 했고 올해 1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황 부회장은 앞으로 총수 부재로 움츠러들 수밖에 없는 롯데그룹의 안살림을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동빈의 브레인’ 등으로 불리는 전략가인 만큼 롯데그룹의 지배구조개편작업과 인수합병 등에서 신 회장의 공백을 최소화하는 데 힘쓸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밖에 이재혁 식품BU장, 이원준 유통BU장, 허수영 화학BU장, 송용덕 호텔 및 기타BU장 등 4명 부회장과 롯데지주의 역할도 중요해질 것으로 점쳐진다.
롯데지주는 롯데그룹의 순수지주회사로 자회사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경영평가와 업무지원 등을 맡고 있다. 또 중장기적 관점에서 그룹의 사업역량을 위한 신규사업 발굴, 인수합병 추진 등도 하고 있다.
롯데지주는 가치경영실, 재무혁신실, HR혁신실, 커뮤니케이션실, 준법경영실, 경영개선실 등 모두 6개 실로 구성됐다.
이봉철 사장이 재무혁신실장을, 임병연 부사장이 가치경영실장을, 오성엽 부사장이 커뮤니케이션실장을, 윤종민 사장이 HR혁신실장을 맡고 있다.
그러나 워낙 신동빈 회장의 존재감이 컸던 만큼 롯데그룹에서 경영공백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롯데그룹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사업들에 줄줄이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
우선 호텔롯데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들의 상장시기가 더욱 불투명해졌다.
해외사업에도 빨간불이 켜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최근 해외로 눈을 돌려 다양한 계열사를 통해 해외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 해외사업은 투자규모가 크고 사업과정에서 각국 정재계 인사들과 쌓은 인맥이 중요한 만큼 신 회장 부재에 따른 영향이 매우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롯데 경영권도 흔들릴 수 있다.
신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서 곧바로 물러나거나 이사회를 통해 해임되는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도 높다. 일본에서 이런 기업문화가 자리잡은 데다 신동빈 회장이 롯데홀딩스 지분을 1.4%밖에 보유하고 있지 않아 기반도 취약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국내외에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신 회장은 2016년 8월 롯데그룹이 검찰수사를 받던 시기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문자를 보냈는데 그 이유를 놓고 재판에서 “일본의 한 은행이 주거래 은행인데 검찰수사를 받으니 대출기간을 3개월 제한하겠다고 통보했다”며 “국내 다른 주거래 은행들도 같은 조처를 취하면 부도가 날까봐 겁이 났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