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욱 신세계I&C 대표이사가 올해 본격적 성장의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신세계I&C는 신세계그룹의 유일한 IT(정보기술)업체인데 유통사업에서 간편결제, 무인계산 등 정보기술과 융합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이 온라인사업을 강화하면서 신세계I&C가 앞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이마트와 신세계는 최근 나뉘어 있는 온라인사업부를 통합하고 이커머스사업을 전담하는 독립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1조 원 규모의 투자금도 유치했다.
신세계I&C는 간편결제 SSG페이를 운영하는데 신설법인에서 결제서비스를 담당하게 되면 수혜를 볼 것이라는 기대가 시장에서 커지고 있다.
주가도 급등세를 보인다. 신세계I&C 주가는 9일 전날보다 3.77%(4500원) 오른 12민4천 원에 장을 마쳤다. 신세계그룹의 온라인사업 별도법인 설립 발표 전과 비교하면 43% 이상 뛰었다.
신세계I&C는 시스템통합(SI) 및 보안솔루션, IT기기 유통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주로 전자보안을 주축으로 성장해왔지만 2015년 이후 SSG페이사업을 도맡으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았다.
SSG페이 가입자는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350만 명을 넘어섰다. 거래액도 연 8천억 원 수준을 보이는 등 견조한 성적을 내고 있다.
유통업계에서 온라인과 모바일 쇼핑 결제액이 최근 3년간 18.3% 늘어나는 등 앞으로 간편결제시장은 더 커질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김장욱 신세계I&C 대표는 2015년 취임한 뒤 SSG페이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등 유통과 정보기술 결합을 통한 시너지 확대에 주력해왔는데 차츰 결실을 거두고 있는 셈이다.
김 대표는 유통기업인 신세계그룹에서 보기 드문 정보기술 전문가다. 서울대와 카이스트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보스턴컨설팅그룹과 SK텔레콤을 거쳐 신세계그룹에 합류했다.
그는 지난해 한 인터뷰에서 "신세계가 아시아를 대표하는 종합서비스그룹이 되는 데 신세계I&C가 그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노년층들은 컴퓨터보다 스마트폰을 편하게 느끼기 때문에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모바일페이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신세계I&C는 간편결제사업뿐 아니라 무인계산대 기술과 관련해서도 성장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아미트의 편의점 자회사인 이마트24는 직영점 4곳에서 무인점포를 운영하는데 신세계I&C는 무인점포를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적 부분 대부분을 지원한다.
신세계그룹 차원에서 편의점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만큼 무인점포와 별개로 무인계산대(Self Check Out, SCO) 공급도 향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역시 신세계I&C가 공급한다.
무인계산대를 도입하면 고객들이 스스로 결제할 수 있기 때문에 계산원의 업무를 분산시켜 인력의 효율적 운영이 가능해진다.
김창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이마트24가 향후 무인점포를 늘릴 경우 신세계I&C는 높은 수혜를 입을 것”이라며 “미국 아마존 등 혁신적 기업의 등장으로 유통사업에서도 정보기술력 확대가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