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면세점업계에 수십 년 만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면세점은 1980년 설립돼 40년 가까이 국내 면세점업계에서 부동의 1위를 지켜왔는데 올해 외형이 대폭 축소될 수도 있다. 반면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은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
31일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호텔롯데)과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벌이고 있는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임대료 협상이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롯데면세점이 제1여객터미널에서 실제로 철수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롯데면세점은 2월 말부터 공식적으로 인천공항에서 철수를 요구할 수 있다. 사업기간 5년 가운데 절반인 2년6개월이 지나야 사업자가 철수를 요구할 수 있다는 계약조건이 있기 때문이다.
롯데면세점은 현재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전체 면세점의 60%에 이르는 구역을 운영하고 있다. 계약기간은 2020년 8월까지다.
롯데면세점은 2015년 9월부터 2020년 8월까지 모두 4조1천억 원의 임대료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납부하기로 돼 있다. 이에 따라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적자 2천억 원 이상, 5년의 계약기간에 최소한 적자 1조4천억 원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철수할 경우 롯데면세점 매출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국내에서 시내면세점과 공항면세점 등을 모두 합쳐 6조598억 원의 매출을 거뒀는데 이 가운데 인천공항면세점에서 나온 매출이 1조1209억 원으로 20%에 이르렀다.
국내 면세점시장 점유율 하락도 피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면세점 점유율은 2016년 48.6%에서 지난해 41.9%로 크게 줄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재판결과에 따라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사업권을 반납해야 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지난해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에서 나온 매출은 5721억 원으로 롯데면세점 전체 국내 매출의 10% 수준이다.
반면 신라면세점(호텔신라)과 신세계면세점(신세계DF)이 무섭게 매출을 늘리며 롯데면세점을 추격하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지난해 국내 면세점에서 3조4490억 원의 매출을 거뒀는데 올해 제주공항면세점 매출이 추가된다. 신라면세점은 3월부터 제주공항에서 면세점 운영을 시작한다. 제주공항면세점은 연간 6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내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더욱 성장세가 가파르다. 신세계면세점 부산점과 인천공항점을 운영하는 신세계조선호텔 면세사업부가 신세계DF에 합병되면 신세계DF의 매출은 2020년에 3조 원가량으로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해 명동점과 인천공항점, 부산점에서 모두 1조8344억 원의 매출을 냈다. 점유율은 12.7%다. 2016년 점유율이 7%대였는데 2배 가까이 급증했다. 올해 7월경 신세계면세점 강남점도 문을 연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