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IT전산시스템 계열사인 LGCNS가 금융분야에 주력해 블록체인사업의 기회를 확대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29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스템정보회사들이 잇따라 블록체인사업에서 기회를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에 나서면서 LGCNS도 금융분야를 중심으로 후발주자로서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외부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블록체인은 여러 네트워크에 분산해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기술로 보안성이 뛰어나 금융, 물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쓰임새가 확대되고 있다.
LGCNS는 지난해 세계 금융 블록체인 컨소시엄 ‘R3’와 사업 제휴를 맺고 글로벌 금융회사들과 활발한 교류를 펼치고 있다.
올해 상반기 R3 일부 회원사들과 함께 참여한 국제자금이체 파일럿 프로젝트 ‘아전트’ 공개를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아전트는 은행 간 자금이체에 블록체인을 적용하는 국내 첫 사례로 이 블록체인망이 구축되면 기존에는 1~2일이 걸리던 국제 송금거래가 실시간으로 이뤄진다.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 국내 은행 4곳과 영국 바클레이스, 미국 US뱅크 등 글로벌 은행 18곳이 함께 진행하고 있다.
R3는 금융분야에 특화된 전 세계 최대의 블록체인 컨소시엄으로 국내 주요 은행 5곳(KEB하나은행, 신한은행, IBK기업은행, KB국민은행)을 포함해 전 세계 대형 금융기업 80여 곳을 회원사로 보유하고 있다.
LGCNS가 R3 회원사들과 함께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많아질수록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사업 포트폴리오가 늘어나 향후 블록체인사업 기회를 잡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LGCNS 관계자는 “R3와 협력해 블록체인 기술을 국내에 신속하게 퍼트릴 것”이라며 “글로벌 금융사들과 함께 검증한 사례를 국내 금융사들에게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CNS가 블록체인시장에서 후발주자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 협력사들과 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LGCNS는 그동안 블록체인 기술 개발에 주력했지만 상업화에 다소 늦게 뛰어든 데다 LG그룹에 금융계열사가 없어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볼 기회가 적어 국내 경쟁회사들보다 다소 뒤처진 것으로 보인다.
삼성SDS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넥스레저를 지난해부터 삼성카드에 도입하면서 적용 사례를 확보한 것과 대조적이다.
LGCNS는 지난해 말 삼성SDS, SKC&C부문과 함께 은행연합회가 공모한 블록체인 인증시스템 프로젝트 수주전에 참여했지만 결국 삼성SDS가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따내게 되면서 고배를 마셨다.
국내 금융시장은 아직까지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는 초기 단계인 만큼 이 프로젝트는 향후 금융기관의 거래를 담당하는 중요 역할을 하게 될 수 있다.
국내 시스템정보회사들은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한 사업을 확대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의 표적이 되면서 그룹 내 일감이 갈수록 줄어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삼성SDS는 국내 은행연합회와 블록체인 인증시스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데 올해 4월 시범서비스를 거쳐 하반기 국내 은행 18곳에 이 서비스를 상용화하기로 했다.
SK도 C&C부문을 통해 지난해부터 블록체인 기반의 모바일 디지털ID 인증서비스와 물류서비스를 시작했다. SK텔레콤의 블록체인 기술 역량이 더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