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혜 기자 wisdom@businesspost.co.kr2018-01-23 12: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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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케미칼이 미국에서 판매하는 태양광 제품에 세이프가드 조치를 받아도 큰 타격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23일 “한화케미칼이 미국 정부의 세이프가드 조치 때문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극히 낮다”며 “오히려 무역규제와 관련해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이라고 바라봤다.
▲ 김창범 한화케미칼 부회장(왼쪽)과 남성우 한화큐셀 사장.
미국무역대표부는 22일 한국과 말레이시아산 등 외국산 태양광모듈과 태양광셀 제품에 관세를 물리겠다는 내용의 세이프가드 조치를 발동하기로 했다.
한국산 태양광셀 수출물량이 2.5GW(기가와트) 미만일 때는 관세를 부과받지 않지만 기준치를 넘어서면 1년 동안 30%의 관세를 물게 된다.
한국산 태양광셀이 부과받는 관세는 1년차에 30%, 2년차에 25%, 3년차에 20%, 4년차에 15%로 향후 4년 동안 해마다 5%포인트씩 줄어든다.
하지만 한국산 태양광모듈은 기준치 없이 무조건 1년차에 30%의 관세를 부과받다가 2년차부터 5%포인트씩 관세율이 줄어든다.
한화케미칼은 한화큐셀을 통해 미국에서 태양광모듈과 태양광셀을 팔고 있는데 미국에 수출하는 물량 대부분이 태양광모듈인 것으로 파악된다. 한화큐셀은 미국수출 비중이 전체의 30% 정도다.
손 연구원은 “미국이 태양광모듈을 자급하기 어려워 한해에 적어도 7GW 규모의 태양광모듈을 수입할 수밖에 없다”며 “현재 태양광모듈 가격이 워낙 낮아서 미국 태양광발전 설치회사들이 한화케미칼에 가격 인하 압박을 넣어도 한화케미칼이 이를 순순히 응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파악했다.
미국은 2017년 기준으로 전 세계 태양광발전설비 설치시장에서 비중이 12% 정도에 그쳐 미국 태양광시장이 다소 축소돼도 한화케미칼이 큰 타격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태양광모듈 가격은 1월 셋째주 기준으로 와트당 31센트, 태양광셀 가격(단결정, 다결정)은 90센트 정도에 형성돼 있다. 태양광모듈에 관세 30% 정도가 뭍으면 태양광모듈 가격은 40센트 정도, 태양광셀 가격은 1달러20센트 정도가 된다.
한화케미칼 태양광 제품은 가격이 워낙 낮아 영업이익률이 1~2% 정도에 그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때문에 미국 태양광발전설비회사들이 한화케미칼에 태양광제품 가격을 낮추라고 요구해도 이를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데다 미국은 태양광 제품 자급률이 낮아 한화케미칼 제품을 쓸 수밖에 없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태양광발전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화케미칼의 태양광모듈 수출량이 크게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정부가 부과한 관세율은 기존 예상치보다 낮은 것으로 미국의 수입회사들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 만큼 한화케미칼이 미국에 태양광모듈을 계속 수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