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훈 기자 khpark@businesspost.co.kr2018-01-14 00:3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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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상선이 현대상선에게 공동운항을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
SM상선이 세계 해운업계에서 생존하는 데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원양노선을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 김칠봉 SM상선 사장.
14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SM상선은 최근 현대상선에 공식 공문을 보내 미주 서안 노선에서 협력을 추진하자고 요청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고 있다.
SM상선은 앞으로 미주 서안에서 캐나다 노선을 운영할 경우 공급과잉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현대상선은 이미 4500TEU급 컨테이너선 5척을 투입해 미주 서안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SM상선 제안을 거절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SM상선은 선대규모, 터미널, 설비 등 자산 규모나 화주 신뢰도, 해외 영업망 등에서 현대상선과 간극이 크다”며 “해운업계가 어려운 상황에서 현대상선도 생존을 위해 세계 해운사들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SM상선은 지난해 말부터 언론이나 해양수산부 등을 통해 현대상선과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새 노선을 개설하는 데 선박 뿐만 아니라 터미널 확보나 영업망 구축 등에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 데다 개설한 뒤에도 화주를
확보하기 힘들 수도 있어 '독자생존'에서 선사들과 '협력 확대'로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우오현 삼라마이다스그룹 회장은 애초 중고선박을 싸게 인수해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지만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고 내비치도 했다.
SM상선은 미주와 아주, 중동에 11개 노선을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 미주 동안 노선과 캐나다 노선을 운영할 계획을 세웠다. 2020년부터 남미 서안과 호주 등에서 노선을 개설하기로 했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SM상선이 현대상선과 공동운항 등 협력 관계를 맺게 되면 현대상선의 터미널과 영업망 등을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하지만 현대상선 입장에서는 화주들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에서 해운진흥공사 설립 등 해운업 지원을 추진하고 있지만 SM상선은 규모가 미미한 만큼 정부 지원으로 얻는 수혜가 크지 않을 수도 있다.
프랑스 해운조사기관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SM상선은 선박 17척, 선복 5만4308TEU를 운용하고 있으며 세계 27위에 올라 있다. 현대상선과 비교해 선복이 15.6% 수준이다.
해외 선사들과 협력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SM상선은 최근 미주 동안 노선에서 이스라엘 해운사인 짐라인과 공동운항을 제안한 뒤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데 짐라인에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말도 일각에서 나온다.
SM상선이 앞으로 원양노선을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우 회장은 최근 조선비즈와 인터뷰에서 컨테이너선 사업을 접을 가능성을 놓고 “접는 것은 아니고 아시아 지역에서만 작은 규모로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SM상선이 독자적으로 원양노선을 운영하는 전략을 유지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SM상선이 운영하던 원양노선을 접게 되면 화주들 신뢰를 잃어 근해노선에서도 발붙이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SM상선 관계자는 “미주 노선은 서안 여러 노선과 동안을 모두 운항하는 체계를 갖춰야 화주들을 확보할 수 있다”며 “캐나다 노선의 경우 기항 터미널과 협의나 조직구성 등 준비작업을 이미 진행하고 있는 만큼 원양노선을 포기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