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박 사장은 국내 이통3사 CEO 가운데 유일하게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 ‘CES2018’에 참석해 5G시장 선점을 위한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박 사장은 이날 미국 최대 지상파 방송사인 ‘싱클레어’와 협약을 맺고 지상파 방송과 모바일의 장점을 결합한 방송플랫폼을 공동으로 개발하기로 했다.
그는 9일에는 글로벌 초정밀지도회사 ‘히어’와 손잡고 5G 자율주행용 초정밀지도를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CES2018에서 삼성전자, 엔비디아, 히어, 싱클레어 등 글로벌 기업들의 임원을 연이어 만나며 5G가 낳을 미래의 변화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기업과 함께 5G 수익모델 찾으려는 것이다.
박 사장이 5G를 활용한 서비스로 텔레매틱스를 가장 주목하고 있다. 텔레매틱스는 자동차와 무선통신을 결합한 차량 무선인터넷 서비스다.
그는 9일 “2019년 5G가 상용화되면 가장 쉽게 나올 수 있는 서비스는 텔레매틱스와 미디어일 것”이라며 “그 가운데서도 텔레매틱스가 빠를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5G가 상용화되면 텔레매틱스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사장이 텔레매틱스를 5G 수익모델로 꼽은 것은 SK텔레콤의 모바일 내비게이션 ‘T맵’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T맵은 국내에서 1천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어 축적된 데이터량이 경쟁사보다 월등히 많다. KT와 LG유플러스가 합작한 내비게이션 ‘원내비’의 사용자는 400만 명 정도로 T맵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SK텔레콤이 이번에 초정밀지도회사 히어와 손을 잡은 것도 T맵을 활용해 텔레매틱스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의 5G 통신망을 이용해 위치기반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초정밀지도에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면 T맵의 정확도는 현재보다 훨씬 높아질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 골드스타인리서치는 전 세계 텔레매틱스시장 규모가 2024년 990억 달러(약 106조1280억 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 세계 텔레매틱스시장은 최근까지 매년 20% 이상 성장하고 있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SK텔레콤은 자율주행자동차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들어가는 텔레매틱스 시스템을 구축해 수익을 내려고 할 것”이라며 “SK텔레콤은 이미 T맵을 이용해 충분한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어 KT나 LG유플러스보다 텔레매틱스사업에서 유리한 고지에 있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미디어에서도 5G 수익모델을 찾고 있다.
5G가 상용화되면 대용량의 데이터 전송이 가능해 고화질 영상,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을 비롯한 다양한 영상 미디어가 활성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도 최근 영상 미디어에서 5G 수익모델을 만들겠다고 밝힌 적이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2월 조직개편을 통해 이형희 SK브로드밴드 사장을 SK텔레콤 미디어사업부장으로 임명했는데 5G 시대를 대비해 미디어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인사로 풀이됐다. 이 사장은 박 사장과 함께 CES2018에도 참석했다.
정지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박 사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5G 시대를 맞아 혁신적 수익모델을 발굴할 것을 주문했다”며 “SK텔레콤은 올해 5G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 개발과 역량 강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