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방문 경제사절단에 참가해 중국 바이오시밀러시장 진출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
중국 바이오시밀러시장은 아직 태동기지만 13억 명의 인구와 경제성장 등으로 성장 잠재력은 매우 크다.
◆ 서정진, 문재인 중국방문에 동행
13일 대한상공회의소와 셀트리온에 따르면
서정진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에 함께하는 경제사절단에 합류해 13일부터 16일까지 3박4일 동안 중국에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서 회장이 경제사절단에 참여한 배경으로 셀트리온이 추진하고 있는 중국 바이오시밀러시장 진출이 꼽힌다.
셀트리온은 5월 중국 국가식품약품감독관리국(CFDA)으로부터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의 임상시험을 승인을 받았다.
2014년 1월 ‘램시마’의 중국 임상시험을 신청했는데 3년 만에 임상 허가를 받아낸 것이다.
중국에서 의약품을 판매하려면 현지인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다시 진행해야 한다. 중국 의약품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규제인 셈이다.
중국정부가 중국기업이 아닌 해외기업의 항체 바이오시밀러 임상시험을 허가해 준 것은 셀트리온이 최초다. 또한 셀트리온은 비교적 짧은 시간에 임상허가를 받았다. 보통 중국에서 임상신청부터 승인까지 걸리는 기간은 4~5년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은 앞으로 중국에서 모든 임상시험을 마치면 품목허가 신청이 가능하다. 중국 정부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으면 램시마를 중국에서 판매할 수 있다.
중국은 세계 2위의 의약품시장으로 꼽힌다.
의약품시장 조사기관인 IMS 자료에 따르면 2014년 기준 글로벌 의약품시장 규모는 1200조 원인데 중국 의약품 장 규모만 약 130조 원에 이른다. 480조 원 규모의 미국 의약품시장 다음으로 크다. 성장률도 높아 ‘신흥시장’으로 분류된다.
중국에서 바이오의약품시장은 아직 태동기다. 바이오의약품은 고가라 소득수준이 어느 정도 받쳐줘야 하기 때문이다.
램시마는 얀센이 만든 항체 바이오의약품 ‘레미케이드’의 바이오복제약(바이오시밀러)인데 레미케이드의 중국지역 매출은 현재 100억 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서 회장은 그동안 수차례 중국을 방문하며 중국 진출을 진두지휘했다. 이번 중국 방문에서도 중국 현지 파트너사들을 다수 만날 것으로 전해진다.
◆ 셀트리온, 중국시장 선점에 성공할까
중국 바이오시밀러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구가 13억 명이 넘고 경제성장에 따라 소득수준이 계속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의학기술 발전에 따라 중국 고령층 인구도 급속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중국 항체 바이오의약품시장은 매년 30%씩 성장하고 있는데 앞으로 더 급격하게 성장률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의 소득수준을 고려할 때 비싼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보다는 비교적 저렴한 바이오시밀러가 대세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화이자와 암젠 등 글로벌 제약사들도 중국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화이자는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 바이오시밀러를 생산하는 글로벌 바이오테크놀로지센터를 짓고 있다. 전 세계 세 번째이자 아시아 지역 최초의 바이오테크놀로지센터인데 내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암젠 역시 최근 중국 제약기업 ‘심시어 파마슈티컬 그룹’과 손잡았다. 두 회사는 중국에서 4개 바이오시밀러 제형들의 공동개발, 허가신청 및 제조를 함께 하기로 했다.
중국기업들의 바이오시밀러 기술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중국회사 3S바이오는 화이자의 바이오의약품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해 중국과 인도에서 판매에 들어갔다.
셀트리온이 이들과 경쟁에서 이기려면 시장 선점이 중요하다. 바이오시밀러의 특성상 신뢰도와 처방 데이터가 중요하기 때문에 시장을 선점하는 업체가 시장성장의 파이를 대부분 차지한다.
서 회장은 시장 선점을 위해 중국 기업들과 합작회사 설립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정부의 입김이 센 중국시장의 특성을 고려해 합작사 설립으로 각종 인허가와 임상에서 최대한 시간을 당기자는 구상인 것이다.
셀트리온은 올해 안으로 셀트리온의 또 다른 바이오시밀러 제품인 ‘트룩시마’와 ‘허쥬마’의 중국임상 신청을 할지도 검토하고 있다. 트룩시마는 로슈의 바이오의약품 ‘리툭산’의 바이오시밀러이고 허쥬마는 제넨텍이 개발한 바이오의약품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정부는 최대한 중국기업의 성장을 도와왔다”며 “직접 진출보다 기술이전을 통해 로열티를 받는 방안도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