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이 9월28일 서울 종로 신한카드 본사에서 열린 창립 10주년 기념식에서 신한카드를 10대 디지털기업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밝히고 있다. |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이 신한카드를 디지털기업으로 바꾸는 데 온힘을 쏟고 있다.
모바일 간편결제가 활성화되면서 신한카드의 선두 입지도 흔들릴 가능성을 감안해 디지털로 체질전환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 사장은 인력 확충과 조직개편 등을 통해 신한카드의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디지털사업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임 사장은 9월 말 신한카드 창립 10주년 기념식에서 신한카드를 국내 10대 디지털기업의 반열에 올려놓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2020년까지 전체 임직원의 50% 이상을 디지털사업 관련한 인력으로 채우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그 뒤 신한카드는 디지털인사이트, 신사업과 핀테크, 빅데이터, 정보통신기술(ICT) 등 디지털 관련 분야의 신입사원을 공개채용했다.
상반기에 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사용자경험(UX) 등 디지털분야의 외부전문가 10명을 영입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10월에는 페이팔과 디지털 지불결제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최근 신한금융그룹을 대표해 LG전자와 손잡고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관련한 서비스를 함께 만들기로 했다.
임 사장은 페이팔과 제휴할 때 “디지털화 여부가 금융회사의 생존과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며 “신한카드는 카드회사의 한계를 넘어 디지털회사로 새롭게 변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7월에 열린 하반기 사업전략회의에서 “신한카드의 가장 중요한 시점은 바로 지금”이라며 “기존 카드업에 갇힌 방식과 사업구조로 뒤처지는 ‘카라파고스(카드사업의 갈라파고스)’화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임 사장은 삼성전자, 카카오, 네이버 등 IT회사들이 온라인 간편결제시장에 대거 진출하면서 신한카드의 입지를 위협하는 상황에 디지털사업 강화를 선택했다.
신한카드는 상반기 기준 카드결제시장 점유율 21.36%를 차지해 2위 KB국민카드(15.87%)를 큰 차이로 따돌렸다. 2007년 LG카드와 합병한 이후 점유율 선두를 10년 동안 지키고 있다.
그러나 신한카드 수익성은 점차 악화되고 있다.
신한카드는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7806억 원을 올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이상 늘었지만 비자카드 지분을 매각해 얻은 수익과 대손충당금 환입 등 일회성 요인의 영향이 컸다.
3분기 순이익만 살펴보면 149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줄었다. 직접적 원인은 카드가맹점의 수수료 인하로 꼽히지만 온라인 간편결제시장 커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임 사장은 삼성페이,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 쟁쟁한 모바일 간편결제서비스에 맞서기 위해 신한카드의 모바일 앱카드 ‘신한FAN’를 내세우고 있다.
상반기 조직개편에서 신한FAN을 운영하던 FAN사업팀과 관련 마케팅·제휴를 담당하던 MPA추진팀을 합쳐 디지털마케팅팀으로 확대개편했다.
신한카드 이용자들로 구성된 ‘DT패널’들의 심층토론회에 직접 참석해 신한FAN을 비롯한 디지털사업에 관련된 아이디어를 고객과 함께 나눴다.
그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신한카드의 10년 경영 가운데 가장 큰 성과를 질문받자 “신한FAN을 출시해 모바일 앱카드시장을 선점한 것”이라며 “신한FAN이 신한카드의 향후 10년을 한층 밝게 만들 고객인프라로 자리잡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신한카드는 위성호 전 사장(현 신한은행장) 시절부터 디지털사업 강화정책을 추진한 끝에 2016년 5월 신한FAN을 출범했다. 신한금융그룹 차원에서 신한FAN을 지원한 결과 가입자 600만 명과 누적결제액 17조 원 이상을 확보했다.
그러나 앱분석회사 와이즈앱의 조사결과 신한FAN 사용자 수는 5월 기준 252만 명으로 집계돼 삼성페이의 493만 명에 한참 뒤처진 것으로 파악됐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신한FAN이 카드사의 모바일 앱카드 가운데 가장 많은 사용자를 확보했지만 삼성페이 등과 비교하면 보편성이 다소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라며 “임 사장이 추진하는 신한FAN의 모바일플랫폼 성공 여부가 신한카드의 미래성장성을 좌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