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080원대로 떨어지면서 2년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22일 원달러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날보다 6.7원 떨어진 달러당 1089.1원으로 거래를 끝냈다. 연중 가장 낮고 종가 기준으로 2015년 5월19일 1088.1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 원달러 환율이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089.1원으로 거래를 마쳐 2년6개월 만에 최저치를 새로 썼다. <뉴시스> |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는 속도도 빠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0월27일 종가 1130.5원보다 41.4원(3.6%) 낮다.
외국인투자자가 국내증시에 대거 투자해 원화강세를 불러온 것으로 파악된다. 증시투자를 위해 달러화를 팔고 원화를 사들이자 원화가치에 반비례하는 원달러 환율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한국과 중국의 관계정상화와 글로벌 증시호황 등 대내외적 호재가 앞으로 원화 강세를 더욱 부추길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은행이 12월에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도 원달러 환율의 하락속도를 더욱 빠르게 만들 요소로 꼽혔다. 시장이 금리인상을경기회복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 금융당국이 원달러 환율의 하락을 막으려 해도 미국으로부터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가능성 때문에 외환시장에 자주 개입하기 힘들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선진국의 통화정책 동조화, 미국의 경상수지와 재정수지 적자, 금융규제 완화에 따른 미국의 해외투자 확대 등 달러화 약세를 불러올 요인들이 많아 원달러 환율도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수출기업들은 원달러 환율이 떨어질수록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손실을 볼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포인트 하락할 경우 수출가격은 1.9%포인트 증가한다.
다만 현재 경제상황을 감안하면 원달러 환율이 떨어져도 수출에 제한적 영향만 미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교역이 정상화되고 있어 수출물량 확대에 따른 수출경기 호조가 이어질 수 있다”며 “한국과 중국의 관계정상화에 따른 중국 대상의 수출 회복흐름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