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개리 콘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을 폐기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미국의 한미FTA 재협상 요구가 정치적 목적에서 비롯됐다고 봤다.
추 대표는 15일 워싱턴의 한 식당에서 방미 기자단과 오찬간담회를 열고 “미국이 무리한 요구를 하면 한미FTA를 폐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고 민주당이 전했다.
그는 “자동차 등 우리 2차산업을 다 무너뜨리며 갈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한미FTA를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그는 “미국은 한미FTA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다”며 “일자리를 잃은 백인이 트럼프 대통령을 찍었으니 재선을 목표로 한미FTA를 때려서 지지층을 관리하는 것”이라고 파악했다.
한미FTA 재협상에서 자동차분야가 화두로 떠오르는 이유 역시 일자리 문제 해결 등 정치적 배경이 있는 것으로 바라봤다.
추 대표는 “자동차산업 호황 시절에 향수가 있어 자동차 부품을 미국 역내에서 조달해야 한다는 등 무리한 주장을 한다”며 “우리 자동차 벤더(협력사)산업에 큰 치명타라 수용할 수 없다고 강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개리 콘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과 면담 내용을 전하며 “미국은 한국뿐 아니라 중국도 마찬가지라고 한다”며 “이게 트럼프의 정치적 공약들과 연결돼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콘 위원장과 한국산 세탁기의 세이프가드 문제도 논의했다. 추 대표는 “콘 위원장이 세탁기는 작은 문제고 우리에게는 더 큰 문제인 자동차가 있다고 해서 ‘우리는 더 큰 문제인 무기를 많이 사주기로 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추 대표는 한미FTA와 한미동맹은 별개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워싱턴에서 아무도 FTA와 한미동맹을 연계하지 않는다”며 “서울에서 한미동맹에 나쁜 영향을 준다고 양자를 연결하는 것은 협상력을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추 대표는 14일부터 4박6일 일정으로 미국 워싱턴DC와 뉴욕을 방문하고 있다. 안보와 경제 협력 등을 놓고 미국 정부·의회 인사와 전문가들을 만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