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년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 대비 원화가 약세를 보이며 원엔환율 하락으로 수출전선에 낀 먹구름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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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
12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4원 올라 1096.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9월 이후 최고치다. 장중 한때 원달러 환율은 1100원을 돌파하며 상승세를 나타냈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것은 엔화 가치 변동과 관련이 있다. 지난달 30일 일본 양적완화 발표 이후 엔화 가치가 떨어지며 엔달러 환율이 108엔에서 115엔까지 올랐다.
여기에 일본이 내년 10월로 예정된 소비세 인상을 연기하고 조기총선을 실시할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일본 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경제 회복세가 둔화되면서 엔달러 환율은 장중 한 때 116.10엔까지 올랐다. 2007년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이 6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엔화와 원화가 동조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발언한 뒤 원달러 환율과 엔달러 환율의 동조성향은 더욱 뚜렷하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7일 환율과 관련해 “제약과 한계가 있지만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엔저 확대로 시장에 원화환율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환율안정을 위한 대응에 나설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도 10일 “환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뜻을 밝혔다.
전문가들은 엔저현상이 유지되고 있지만 엔달러 환율에 맞춰 원달러 환율도 함께 움직임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1100원 대 이상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엔저-원고로 수출시장에서 받을 피해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원엔 환율보다 원달러 환율이 우리나라 무역시장에서 더욱 중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우리나라 수출입결제의 대부분이 달러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또 원화와 엔화는 직접거래 시장이 없고 원엔 환율도 달러화 대비 가치로 평가되는 재정환율이다. 엔저 대응보다 원달러 환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홍석찬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원달러환율 상승으로 엔저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재승 KDB투자증권 연구원도 “자동차 등 일부품목에만 영향을 줄 것”이라며 “전자, IT 등은 일본보다 중국과 경쟁하고 있고 반도체 등은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경쟁력이 높아 가격경쟁에 따른 타격은 적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