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혜 기자 wisdom@businesspost.co.kr2017-11-02 16: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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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케미칼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태양광 세이프가드 권고안이 나오면서 우선은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게 됐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가 권고한 외국산 태양광제품 관세율이 당초 예상됐던 것만큼 높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한국산 태양광제품에 기존보다 높은 관세를 물리는 점은 거의 확실한 데다 최종결정권을 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태양광산업에 호의적이지 않은 만큼 긴장의 끈을 놓기는 어려워 보인다.
▲ 김창범 한화케미칼 사장.
윤소현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2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가 권고한 것 중 최고세율을 한국산 태양광제품에 적용해도 태양광제품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는다”며 “미국 태양광수요가 크게 줄어들 가능성은 높지 않아 한화케미칼의 태양광사업 불확실성도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국제무역위원회는 10월31일 한국과 중국, 말레이시아 등 외국산 태양광제품을 대상으로 한 세이프가드 권고안을 마련했다.
이 권고안은 태양광 셀과 모듈 제품에 일정물량의 쿼터를 설정하고 이 쿼터에만 낮은 관세를 부과하고 이를 초과하는 물량은 높은 관세를 설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1안과 2안은 셀에만 쿼터를 설정하고 모듈에는 쿼터 설정없이 4년 동안 최소 15%에서 최대 35%의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이다. 3안은 셀과 모듈에 수입쿼터를 설정하고 관세 대신 경매를 통해 업체들이 수입허가권을 사도록 하는 방안이다. 수입허가권의 입찰최소가격은 와트(W)당 1센트다.
태양광모듈의 올해 평균가격은 와트당 0.33달러, 태양광셀은 와트당 0.21달러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가 내놓은 권고안 가운데 가장 높은 관세율을 태양광모듈과 태양광셀에 적용해도 태양광모듈 가격은 와트당 0.12달러, 태양광셀 가격은 와트당 0.06달러 오르는 데 그친다.
수니바와 솔라월드 등이 당초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에 요구한 관세율보다 70% 정도 낮은 것이다.
한화케미칼도 한시름 놓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케미칼은 태양광계열사 한화큐셀을 통해 미국에서 태양광전지와 태양광모듈 등을 판매하고 있다. 한화큐셀의 실적은 한화케미칼의 태양광부문 실적으로 반영되는데 한화큐셀은 지난해 기준으로 미국수출 비중이 전체의 30~40%에 이른다.
▲ 남성우 한화큐셀 대표이사.
블룸버그도 “미국 태양광업계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의 권고안에 우선 안도의 한숨을 내쉴 것”이라고 전했다.
한화케미칼 주가는 2일 전일보다 3.96%(1250원) 오른 2만2850원에 장을 마감했다. 미국 정부의 세이프가드 조치를 받아도 크게 타격을 받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높아 주가가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한화케미칼이 완전히 긴장의 끈을 놓을 수는 없다.
세이프가드와 관련해 최종결정권을 쥔 트럼프 대통령이 태양광산업에 우호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윤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1월 최종승인을 내린다는 점에서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며 2018년 한화케미칼의 태양광부문 영업이익을 올해 전망치보다 57% 낮춘 250억 원으로 제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