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17-11-02 15:5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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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규 KT 회장이 미디어콘텐츠사업을 미래의 핵심사업으로 꼽고 집중적으로 키우고 있다.
미디어콘텐츠사업 매출은 최근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어 앞으로 유무선사업과 함께 KT의 주된 수입원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 황창규 KT 회장.
2일 업계에 따르면 황 회장이 미디어콘텐츠사업을 키우기 위해 역량을 집중했던 것이 실적 성장의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KT는 3분기 미디어콘텐츠사업에서 매출 5726억 원을 냈다. 지난해 3분기보다 15.8% 늘어난 것으로 KT 모든 사업분야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미디어콘텐츠사업은 2015년 2분기 매출 4092억 원을 내던 수준이었으나 인터넷TV(IPTV) 가입자 수 증가에 힘입어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KT는 가입자가 740만 명에 이르는 국내 인터넷TV 1위 사업자다.
황 회장은 2월 KT 신년전략 워크숍에서 미래의 핵심 5대 플랫폼 가운데 하나로 미디어를 꼽았다. 본업인 유무선사업이 성장정체에 이른 가운데 미디어콘텐츠가 KT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황 회장은 미디어콘텐츠사업의 확장성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KT는 IPTV의 가입자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인공지능(AI)을 접목하고 자체 콘텐츠 제작에도 나서는 등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다.
KT는 올해 1월 인공지능 셋톱박스 ‘기가지니’를 출시했는데 9개월 만에 누적판매 30만 대를 넘어섰다. KT는 기가지니의 연간 판매 목표를 50만 대로 잡았는데 IPTV 셋톱박스 판매량의 40% 수준이다.
기가지니의 판매 증가는 IPTV 수익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기가지니의 콘텐츠 추천기능으로 IPTV 가입자의 주문형비디오(VOD) 매출 및 유료TV시청(페이퍼뷰)의 구매율이 높아지고 있다”며 “기가지니 판매 증가는 결국 KT의 IPTV사업이 한 단계 도약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IPTV와 인공지능의 접목으로 새로운 수익모델도 만들고 있다.
KT는 최근 기가지니에 우리은행의 계좌조회와 K뱅크의 잔액조회 및 송금서비스 기능을 추가했다. 주문결제 수수료, 이체 수수료 등 IPTV를 통한 수익모델을 다양화하고 있는 것이다.
앙종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KT는 TV화면을 연계한 인공지능 서비스에 강점을 지니고 있다”며 “IPTV에 인공지능을 접목한 서비스는 사업 확장성이 높아 통신회사의 성장동력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KT는 IPTV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콘텐츠 제작에도 뛰어들고 있다.
10월 CJE&M과 공동으로 드라마를 제작했고 1일부터 세이온미디어와 공동으로 제작한 스릴러 영화 ‘폐쇄병동’을 공개하기 시작했다. 내년 1월까지 드라마 3편, 예능 1편, 영화 1편 등 모두 5편의 자체 콘텐츠를 내놓는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미국의 스트리밍서비스업체 넷플릭스의 성장을 보고 자체 콘텐츠의 중요성을 깨달은 뒤 저예산으로 제작 가능한 예능을 시작으로 드라마, 영화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자체 콘텐츠를 앞세어 올해 미국에서 가입자 5천만 명을 넘겼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KT의 IPTV는 인공지능과 자체 콘텐츠 등이 더해지며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다”며 “미디어콘텐츠사업 매출 규모가 아직 유무선사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지금의 추세라면 조만간 KT의 새로운 축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