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대기아차의 연비개선에 나섰다.
정 회장은 세계 각국 정부가 연비규제를 강화하는 흐름에 따라 현대기아차도 2020년까지 평균 연비를 25% 개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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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현대기아차가 최근 미국에서 연비과장으로 막대한 규모의 벌금을 물게 되면서 연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기업들이 앞다퉈 높은 연비의 차량을 선보이는 것과 달리 현대기아차 신차의 연비개선 정도는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이 본격적으로 연비 경쟁에 뛰어들 것을 선언한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6일 차세대 파워트레인 개발, 차량 경량화, 친환경차 라인업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2020 연비향상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 계획을 보면 현대기아차는 평균연비를 2020년까지 25% 향상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정몽구 회장이 올해 상반기에 “2020년까지 세계 최고수준의 연비 경쟁력을 확보하라”고 주문하면서 현대기아차는 차세대 파워트레인 태스크포스팀을 중심으로 단계별 연비향상 목표와 실행방안을 수립해 왔다.
현대기아차가 최근 미국에서 연비과장 문제로 1억 달러의 벌금을 물면서 현대기아차 연비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진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기아차가 이번에 발표한 연비개선 방안이 얼마나 실효성을 거둘지 귀추가 주목된다.
현대기아차는 차세대 파워트레인 개발과 관련해 현재 보유중인 10종의 엔진 라인업 가운데 70%를 차세대 엔진으로 교체한다.
가솔린 엔진의 경우 신규개발을 통해 기종을 늘리면서 누우엔진과 소형차에 탑재되는 카파엔진의 개선모델도 선보일 예정이다. 또 가솔린 터보엔진 개발도 확대한다.
디젤엔진은 기존 R엔진 등을 대체할 만한 신형엔진을 선보인다. 현대기아차는 R엔진을 개발하기 위해 3년6개월 동안 엔진 시제품 500여 개와 시험차량 400여 대로 다양한 도로여건 및 기후조건에서 신차 시험을 실시했다.
엔진과 함께 차량연비 향상의 핵심요소로 꼽히는 변속기의 경우 전륜6속, 후륜8속 변속기의 전달효율을 개선하고 현재 8속이 최대인 후륜 변속기를 더욱 다단화할 것이라고 현대기아차는 밝혔다.
차량 경량화를 위해 초고장력강판 적용 비중을 현재 33~52% 수준에서 2020년 48~62%로 늘리기로 했다. 또 고강도 알루미늄 휠, 발포플라스틱 도어내장재 등을 통한 경량화도 추구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친환경차 라인업 강화를 위해 당장 내년에 준중형급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 쏘나타 플러그리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을 출시하며 전기차와 수소연전지차 라인업도 확대해 나간다.
현대기아차는 2020년까지 전 차급에서 친환경차를 선보이기 위한 시스템 개발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현대기아차가 연비개선 시점을 2020년으로 잡은 이유는 2020년을 기점으로 세계 각국 정부의 연비규제 기준이 대폭 강화되기 때문이다.
유럽연합은 평균연비 기준을 2020년까지 33km/ℓ로 제시했다. 특히 프랑스의 경우 2020년까지 50km/ℓ로 다른 유럽국가보다 엄격한 연비기준을 내놨다.
미국정부는 2012년 완성차기업에 평균연비를 50% 이상 개선하도록 하는 연비규제 강화 법안을 통과시켰고 중국정부도 내년부터 연비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완성차기업에게 생산규제 등의 처벌을 내리기로 했다.
한국정부도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자동차 평균 온실가스 배출 허용치와 연비기준을 각각 97g/km, 24.3km/ℓ로 높여 적용하기로 했다. 이는 기존 140g/km, 17km/ℓ보다 한층 강화된 기준이다.
현대차 주가는 6일 전일보다 5% 가량 오른 15만8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주가상승에 힘입어 SK하이닉스에게 이틀 동안 내줬던 시가총액 순위 2위 자리도 다시 되찾아왔다.
현대차 시가총액은 34조9138억 원으로 SK하이닉스(34조9077억 원)보다 61억 원 차이로 앞섰다.
기아차 주가도 전일보다 6.9% 증가한 5만27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