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의 본질적 기업경쟁력 약화가 현대차 주가부진을 낳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차가 엔화약세만 탓할 게 아니라 인수합병 및 친주주정책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
|
|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5일 ‘엔저 트랩에 빠진 현대차를 위한 고언’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현대차 주가 부진이 단지 엔저 때문만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현대차는 엔저 기조가 뚜렷해진 지난해 이후에도 안정적 시장점유율을 이어왔다”며 “현대차는 일본 경쟁업체와 유사한 수준까지 글로벌 생산 비중을 끌어올린 상황에서 단순히 환율 변수만을 탓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옳지 않다”고 말했다.
엔저 영향보다 현대기아차의 기업경쟁력 약화가 현대차 주가하락을 낳은 측면이 크다고 김 연구원은 봤다.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5위 완성차기업으로 성장했지만 가격 경쟁력을 제외하고 기술 기반이나 브랜드 가치 등의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현대기아차가 기업 인수합병 또는 다른 완성차기업과 연합전선 구축, 친주주정책, 내수시장에 대한 접근방식 변화 등을 통해 기업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현대차가 고성능차 수요층을 확보하기 위해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큰 애스턴마틴과 로터스를 인수하는 일이 대안이 될 것”이라며 “이들 회사의 시장추산 인수가액은 2조 원에 불과해 현대차 브랜드 전략에 날개를 달아줄 변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임러와 벤츠, 르노와 닛산이 상호협력관계를 구축해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있는 것처럼 현대차가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다른 글로벌 완성차기업과 연합전선을 구축하는 방안이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김 연구원은 봤다.
김 연구원은 “시장과 소통하고 화해하기 위해서 시장 눈높이를 뛰어넘는 속도와 규모의 주주정책 변화가 필요할 것”이라며 “보유 현금성 자산을 활용한 자사주매입과 4%를 넘어서는 점진적 배당수익률 개선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소비자의 변심은 상당 부분 내수시장 홀대에서 비롯된 현대차에 대한 불만과 아쉬움에 연유하고 있다”며 “내수시장에 대한 인식개선과 함께 근본적인 내수 소비자 접근전략 변화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주문했다.
현대차는 4일 시가총액 34조1429억 원으로 SK하이닉스(34조5437억 원)에 시가총액 2위 자리를 내준데 이어 5일 SK하이닉스와 시가총액 격차가 더 벌어졌다.
현대차 주가는 5일 전날보다 2.58% 떨어진 15만1천 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현대차 시가총액은 33조2617억 원으로 SK하이닉스(34조3617억 원)와 격차는 1조1천억 원으로 벌어졌다. 전날 현대차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 차이는 약 4800억 원이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도에 나서면서 현대차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급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SK하이닉스와 시가총액 2위 자리 놓고 경쟁하는 양상이 되더라도 예전같이 독보적 2위 자리를 되찾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