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캐피탈이 지주사 강제전환 요건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업확장을 통한 자산규모 늘리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미래에셋캐피탈의 자산 성장속도가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생명의 지분가치 성장을 따라잡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와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인수합병을 고려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겸 미래에셋대우 회장. |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래에셋캐피탈은 지난해 11월 할부, 리스업을 등록한 뒤 자동차금융과 투자금융(IB)으로 사업영역을 넓히면서 본업인 여신전문금융업을 확대하고 있다.
미래에셋캐피탈은 편법으로 지주사 전환을 회피한다는 지적을 받는데다 금융당국의 본업강화 권고조치까지 내려지면서 최근 캐피탈사라는 이름에 걸맞는 사업을 확장하는데 힘쓰고 있다.
미래에셋캐피탈은 그동안 연말 평가를 앞두고 단기차입금 등으로 급히 돈을 조달해 국공채를 일시적으로 매수하는 방식으로 자산규모를 늘려 지주사 강제전환을 피해왔다.
현행 금융지주사법은 특정 기업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가치가 총 자산의 50%를 넘으면 지주사로 강제전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미래에셋캐피탈은 미래에셋대우 지분을 18.09% 보유하고 있고 미래에셋생명 지분은 미래에셋대우를 통한 간접보유지분까지 합해 모두 19.737%를 보유하고 있다.
박 회장은 올해 들어서만 37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해 미래에셋캐피탈의 자본을 확충하는 한편 이를 사업확장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해 몸집을 키우고 있다.
박 회장은 올해 1조 원 규모의 신성장펀드를 만들면서 앞으로 벤처기업에 10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는데 이 임무도 미래에셋캐피탈에 맡기며 사업확대의 기회를 주고 있다.
다만 이런 본업 확대노력에도 미래에셋캐피탈의 자산성장률이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생명의 지분가치 성장률을 따라가지 못해 미래에셋캐피탈 자산규모의 50%가 미래에셋대우·생명의 지분가치보다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미래에셋캐피탈의 6월 말 자산 총액(별도기준)은 1조9191억 원 가량이다. 3개월 동안 3.4% 늘었다. 미래에셋캐피탈이 보유한 미래에셋생명과 미래에셋대우의 지분가치 합은 21일 기준으로 1조3788억 원으로 추산된다. 3개월 동안 17.2% 늘어났다.
이에 따라 박 회장이 다른 캐피탈사 인수합병을 고려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다른 캐피탈사를 인수하면 단번에 자산규모를 대폭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유상증자를 하는 방법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본업 확대의 측면에서 본다면 인수합병이 더 좋은 카드가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미래에셋캐피탈은 1997년 설립된 이후 신기술금융사업을 본업으로 등록해 신기술을 보유한 중소·벤처기업에 투자하는 사업을 20년 동안 해왔지만 일궈온 사업규모는 지극히 미미하기 때문에 다른 캐피탈사와 합쳐 이를 보강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래에셋캐피탈의 신기술자산은 상반기 말 기준으로 전체 자산 가운데 3.03%에 불과하다.
다른 캐피탈사를 인수합병한다면 그들의 전문인력을 한번에 확보하는 한편 노하우를 끌어다 쓸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유상증자보다 큰 이점이 있는 것으로 꼽힌다.
미래에셋캐피탈은 실제로 아주캐피탈 등 캐피탈 인수전이 있을 때마다 매수희망자 물망에 오르내렸다. 박 회장은 지난해 10월 아주캐피탈의 인수를 위한 실사작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현재 잠재매물로 나와 있는 캐피탈사는 롯데캐피탈, 산은캐피탈 정도다. 롯데그룹이 지주사 전환작업에 따라 금융계열사를 2년 안에 매각해야 하는 만큼 롯데캐피탈도 곧 인수합병 시장에 나올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