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가 유명 디자이너나 명품 브랜드와 협업에 적극적이다.
유니클로는 저렴한 옷을 주로 판매하는 브랜드인데 협업으로 저가 브랜드 이미지를 벗고 자칫 지루할 수 있는 기본제품에 ‘변주곡’ 효과를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홍성호 유니클로의 한국법인 에프알엘코리아 대표이사. |
20일 업계에 따르면 유니클로는 23일부터 JW앤더슨과 협업한 제품을 매장과 온라인몰에서 다시 한 번 판매하기로 했다.
유니클로는 9월 ‘유니클로 앤드 JW앤더슨 콜라보레이션’을 내놨는데 고객 150명가량이 매장 앞에 줄을 서서 구매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자 다시 한 번 고객을 끌어 모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유니클로의 헙업전략이 연이어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유니클로는 10일 크리스토퍼 르메르와 함께 협업한 제품을 내놓고 판매한 지 30분 만에 모든 품목이 품절됐다. 유니클로와 크리스토퍼 르메르는 앞서 2015년과 올해 2월에도 두 차례 협업한 제품을 선보였다.
크리스토퍼 르메르는 전 에르메스 수석 디자이너로 현재 유니클로 파리 연구개발센터에서 제품디자인을 지휘하고 있다.
유니클로는 2009년 독일의 패션브랜드 질 샌더와 손잡고 처음으로 협업한 제품을 선보인 뒤 수차례 유명 브랜드와 협업을 했는데 그 때마다 ‘완판행진’을 이어갔다.
5월 진행한 ‘카우스 X 피너츠 UT’ 협업은 일본 해외직구까지 시도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카우스는 세계적인 팝아티스트, 피너츠는 캐릭터 스누피가 주인공인 인기만화다.
유명 디자이너나 명품 브랜드가 참여한 제품을 합리적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인기비결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들이 유명 디자이너의 안목과 뛰어난 재질의 옷을 유니클로 제품과 비슷한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어 열광하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 유니클로가 5월 ‘KAWS X PEANUTS UT’ 협업 제품을 선보였다. |
유니클로는 협업전략으로 저가 브랜드 이미지에서 벗어나려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패션업계의 성장이 더뎌지면서 ‘가성비’를 앞세운 저가브랜드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패션연구소는 올해 패션시장 성장률을 3.3%로 예측한 가운데 SPA브랜드 성장률이 5.7%로 가장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 자라, H&M 등 해외브랜드와 스파오, 에잇세컨즈, 탑텐 등 국내브랜드가 경쟁하던 SPA시장에 롯데백화점, 이마트 등 유통대기업들까지 저가 브랜드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저가 브랜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앞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얼마나 매력적인 제품을 만들어내는 지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니클로는 협업을 통해 단조로운 상품 구성에 개성과 매력을 더해줄 수 있는 효과를 거두려는 의도도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유니클로는 2주마다 새로운 제품을 쏟아내는 다른 경쟁브랜드와 달리 기본아이템에 집중해 제품의 출시주기가 길다”며 “이를 통해 절감된 비용으로 협업이나 히트상품 개발에 더욱 힘쓸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니클로의 한국법인 에프알엘코리아는 일본 패스트리테일링과 롯데쇼핑이 각각 지분 51%와 49%를 보유하고 있다. 결산기간인 지난해 9월부터 2017년 8월까지 1조2376억 원의 매출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 성장했다.
유니클로는 2015년 국내 단일 패션브랜드 가운데 처음으로 연매출 1조 원을 넘어섰다. [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