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출범을 전후로 수장 공백을 맞이했던 금융회사들이 잇달아 CEO 선임절차를 마무리하고 있지만 SGI서울보증보험의 공백사태는 더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SGI서울보증보험 사장은 3월 최종구 당시 사장이 수출입은행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7개월째 공석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김상택 일시대표이사 전무가 대행을 하고 있다.
▲ 김상택 SGI서울보증보험 일시대표이사 전무. |
Sh수협은행은 18일 6개월 동안 비어있었던 행장에 이동빈 전 우리은행 부행장을 내정하고 조직을 추스를 채비를 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이사후보추천위원회도 11일 서류심사를 거쳐 거래소 이사장 후보를 정지원 한국증권 금융사장과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이사로 좁혔다. 24일 면접심사 등을 거친 뒤 최종후보를 추천한다.
그런데 SGI서울보증보험은 아직 임원후보추천위원회조차 꾸려지지 않아 수장 공백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SGI서울보증보험이 새 사장을 선임하는 절차가 두 달여 가까이 걸렸던 점을 감안하면 더 늦어질 경우 해를 넘길 수도 있다는 말도 나온다.
9월 초 산업은행장과 수출입은행장, 금융감독원장 등 굵직한 금융권 인사가 마무리되면서 SGI서울보증보험의 사장 인선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지만 한 달 넘게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
SGI서울보증보험은 예금보험공사가 지분 94%를 소유하고 있어 과거 사장 6명 가운데 4명이 관료출신일 만큼 정부의 입김이 강한 곳으로 꼽힌다.
SGI서울보증보험이 3월부터 정권교체를 염두에 두고 사장 인선을 미뤄왔는데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뒤 주요 금융권 인사가 미뤄지면서 의도했던 것보다 더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Sh수협은행의 경우 임추위 위원끼리 의견이 엇갈리면서 행장 선임이 늦춰졌지만 아예 선임절차조차 시작하지 않은 SGI서울보증을 놓고 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급급하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문재인 정부가 최근 북한과 관련된 외교·안보와 일자리 창출 등에 집중하면서 SGI서울보증보험 사장 선임이 주요 현안에서 밀려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유력한 사장후보로 꼽히던 서태종 전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이 금감원 인사비위에 연루된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감사원의 요청에 따라 금감원의 채용비위와 관련해 서 전 수석부원장 등을 직권남용 및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SGI서울보증보험은 수장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조직의 피로감은 높아지고 있다.
전임 사장인 김옥찬 KB금융지주 사장과 최 위원장이 각각 임기 1년여 만에 자리 떠난 데 이어 수장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내부에서는 불만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SGI서울보증보험 사장 인선절차는 금융감독원의 부원장급 인사가 마무리된 뒤에야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새 수장이 선임되더라도 장기간 흐트러진 조직을 추스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