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대우증권은 왜 차기 사장 결정을 미룬 걸까?
KDB대우증권이 사장후보 결정을 하지 못한 것은 3명의 내부 후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각종 의혹을 담은 투서가 들어오는 등 이전투구가 빚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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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창 전 KDB대우증권 부사장 |
이에 따라 이사회는 사장 선임을 뒤로 미루고 후보들에 대한 검증작업을 다시 진행하고 있다.
4일 KDB대우증권과 KDB금융지주에 따르면 KDB대우증권 이사회는 사장후보 3명에 대한 추가 검증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KDB대우증권 사장 후보로 유력한 이영창 전 부사장을 집중 검증하고 있다.
이 전 부사장은 지난달 30일 열린 KDB대우증권 사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차기 사장으로 내정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부 이사들이 이 전 부사장을 사장 후보로 결정하는 데 이의를 제기하면서 결정이 미뤄졌다.
이런 결정은 이 전 부사장이 KDB대우증권에서 근무할 당시 문제가 됐던 내용이 불거지면서 논란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이사회는 논란이 계속되자 이를 해소하지 않은 채 사장으로 임명할 경우 앞으로 조직을 운영하는 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대우증권의 한 관계자는 “이 전 부사장이 근무할 때 영업활동비를 과다하게 쓰는 등 일부 부적절한 점이 감사과정에서 지적을 받았는데 이런 내용들이 다시 불거지면서 이사회 결정 직전에 검증을 더 해보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이 전 부사장은 과거 대우증권에서 가장 많은 주식영업실적을 내는 등 탁월한 영업통으로 손꼽힌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이 전 부사장은 대우증권 재직시절 회사 안팎으로 많은 사람들의 경조사를 챙기는 등 대외활동이 활발했다”며 “그런 점 때문에 차기사장으로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고 말했다.
KDB대우증권 사장 자리를 놓고 이런 일이 빚어진 것은 이번에 사장 후보 3인을 모두 내부인사로 결정하면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됐기 때문이다. 내부인사를 후보로 세워 낙하산 논란을 막았지만 사장후보 선임과정에서 줄서기 등 구태가 나타나면서 인신공격성 비방전이 격렬하게 펼쳐지고 있다는 것이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이사회 내부에서도 후보들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며 “검증결과 큰 문제가 없을 경우 이영창 부사장이 후보로 결정되겠지만,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면 후보가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부싸움이 워낙 심한 상태여서 새로 공모절차를 밟는 것도 검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KDB대우증권 최종 사장후보 결정이 미뤄지면서 일부에서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개입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산업은행은 이번 대우증권 사장선임에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산업은행의 한 관계자는 “대우증권 사장 선임을 대우증권 이사회와 사장추천위원회에 맡긴다는 데 산업은행이 처음부터 동의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