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과 대웅제약이 벌이고 있는 치매치료제 ‘글리아티린’ 분쟁이 해결될까?

종근당과 대웅제약은 지난해부터 치매치료제 주도권을 잡기 위해 법적 소송을 벌이고 있는데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 혼란을 매듭지으려고 한다.
  

2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식약처는 21일 대웅제약의 ‘글리아티린’을 대조약 목록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의약품동등성시험 대조약 변경’을 공고하고 10월13일까지 ‘대조약 선정 및 변경 공고 의견조회’를 받고 있다.

식약처의 이번 조치는 1년 넘게 진행되고 있는 종근당과 대웅제약의 치매치료제 ‘글리아티린(성분명 콜린알포세레이트)’의 대조약 지정 논란을 마무리하기 위한 수순으로 해석된다.

글리아티린은 뇌신경 손상으로 저하된 신경전달 기능을 정상화하고 손상된 신경세포를 재생시켜 신경계 기능을 개선하는 치매치료제로 2006년 특허가 만료됐다.

대웅제약은 콜린알포세레이트의 원개발사인 이탈파마코로부터 오리지널약인 글리아티린 판권을 확보해 팔고 있었는데 2016년 1월 종근당이 오리지널약의 판권을 확보했다. 종근당은 당시 글리아티린의 복제약(제네릭)인 ‘알포코’를 팔고 있었는데 판매확대를 위해 오리지널약의 판권을 확보한 것이다.

대웅제약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계열사 대웅바이오를 통해 복제약 ‘글리아타민’을 내놓았다. 대웅제약 글리아타민은 지난해 매출 453억 원을 내 오리지널약인 종근당 글리아티린의 매출 302억 원을 따돌렸다.

식약처는 오리지널약 판권이 대웅제약에서 종근당으로 넘어가자 지난해 5월 대조약을 ‘대웅제약 글리아티린’에서 ‘종근당 글리아티린’으로 변경했다.

대조약은 제약사들이 복제약 허가를 받을 때 기준이 되는 약으로 복제약은 흡수 속도와 흡수율이 대조약과 동등하다는 사실을 입증받아야 한다. 주로 오리지널약이 대조약으로 선정된다.

대웅제약은 “식약처의 대조약 변경은 의견조회 등 법적요건 및 절차를 제대로 갖추지 않았다”며 행정처분을 취소해야 한다는 행정심판을 제기했고 행정심판원은 대웅제약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이에 종근당도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최근 행정법원에서 열린 1심에서 승소판결을 받으며 전세의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대웅제약은 이에 반발해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식약처는 줄곧 종근당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식약처는 올해 4월 의약품동등성시험기준을 개정하며 대웅제약의 글리아티린 허가를 취소했다. 동시에 종근당의 글리아티린을 대조약으로 다시 지정했다. 최근 행정소송에서 종근당이 승소하면서 법원 또한 식약처와 같은 판단을 내린 셈이 됐다.

대웅제약은 식약처의 이런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식약처의 처분대로라면 원개발사 입맛대로 판권 이전을 해 대조약이 수시로 변경되고 이 때문에 시장이 교란될 위험이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종근당과 대웅제약의 소송으로 대조약 선정이 혼란에 빠지면서 다른 제약사들은 글리아티린 복제약 출시에 차질을 빚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국내 치매치료제시장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치매환자를 국가에서 책임지겠다는 공약을 내세웠고 최근 보건복지부는 이에 부응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