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DF가 운영하는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이 비슷한 시기에 시장에 진출한 다른 시내면세점보다 월등한 실적을 내며 순항하고 있다.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이 직접 면세점사업을 챙기고 있어 명품을 비롯한 브랜드 유치에서 다른 시내면세점들보다 앞서나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18일 신세계면세점에 따르면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의 8월 매출이 하루평균 45억 원을 넘어섰다. 6~7월 하루평균 매출인 35억 원가량과 비교해도 30% 이상 급증했다.
8월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에 입점한 펜디와 카르티에가 매출 상승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8월 새로운 브랜드가 많이 입점했고 여름휴가를 앞두고 면세점을 찾은 내국인도 많았다”며 “사드보복이 아니었으면 매출이 더욱 늘어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21일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에 루이뷔통과 디올 매장도 문을 열면 매출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신규 시내면세점 가운데 루이뷔통 매장이 있는 곳은 신세계면세점 명동점뿐이다. 기존 시내면세점을 더해도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장충동 본점을 제외하면 루이뷔통 매장이 없다.
신세계DF는 현재 샤넬과 에르메스 측과도 입점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샤넬과 에르메스, 루이뷔통이 모두 입점하면 신규 시내면세점 가운데 유일하게 3대 명품 브랜드를 모두 갖춘 면세점이 된다.
이남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3대 명품 브랜드의 점포당 매출총이익률은 다른 점포보다 높은 40%대로 알려졌다“며 ”이 3사가 입점할 경우 집객효과를 누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평균 객단가도 크게 오를 것”이라고 바라봤다.
신세계DF는 올해 1조 원에 이르는 매출을 내는 데 이어 2019년에는 매출이 2조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조선호텔이 운영하는 면세점사업도 신세계DF로 통합될 예정인 데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신세계면세점 강남점도 문을 연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면세점도 내년 초 개장한다.
현재 신세계면세점 센텀시티점과 인천공항점은 신세계조선호텔 아래에, 명동점과 강남점,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점은 신세계DF 아래에 있다.
매출규모가 커지면서 구매력도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신세계면세점의 매출총이익률은 현재 35% 수준으로 롯데면세점이나 신라면세점보다 5%포인트가량 낮다”며 “앞으로 매출증가로 외형이 확대되면 매출총이익률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세계DF의 선전은 사드보복으로 국내 면세점업계가 최악의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는다. 신세계면세점은 2분기에 영업손실 44억 원을 봤는데 지난해 2분기의 150억 원에서 큰 폭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다른 신규 시내면세점들의 적자폭이 크게 확대된 점과 대조적이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이 다른 신규 시내면세점과 달리 순항하는 이유로 브랜드 유치가 꼽힌다.
신세계그룹이 유통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만큼 명품 브랜드를 유치하는 데 유리하고 그룹 차원의 지원도 확실하다. 정유경 총괄사장은 면세점사업을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키우려는 확실한 의지를 가지고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의 경우 백화점사업을 오래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인천공항에서도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어 다른 신규 시내면세점사업자들보다 명품브랜드와 협상에서 유리한 편”이라며 “오너일가 차원에서 면세점사업을 키우고 있는 점 역시 브랜드 유치에 보탬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그룹 회장은 6월 한국을 방문해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을 차례로 방문했다. 당시 정유경 총괄사장과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방한한 프랑수아 앙리 피노 케링그룹 회장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을 만났다. 케링그룹은 구찌를 포함해 생로랑, 발렌시아가, 보테가베네타 등 20여 개 명품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