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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 아이폰X로 '잡스의 애플' 꼬리표 떨쳐낼 수 있을까

고진영 기자 lanique@businesspost.co.kr 2017-09-14 14:5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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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 아이폰X로 '잡스의 애플' 꼬리표 떨쳐낼 수 있을까
▲ 9월12일 신제품 출시행사에서 팀 쿡.
팀 쿡 애플 CEO에겐 “왜 잡스처럼 못하느냐”는 쓴 소리가 꼬리표처럼 따라붙는다.

쿡이 애플의 경영을 도맡은지 벌써 6년이지만 그는 아직 잡스의 왕관을 완전히 물려받지 못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의 새 스마트폰 아이폰X를 두고 외신의 반응이 엇갈린다. 

미국 CNBC가 “진정한 기술의 도약”이라는 극찬을 한 반면 뉴욕타임즈는 “시장은 아이폰X가 생산지연과 높은 가격 탓에 소비자의 외면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부정적인 평가를 했다.

쿡은 이번 신제품 공개행사를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진행하며 스티브 잡스에 대한 헌사로 시작했다. 이 행사가 잡스의 유령에 안녕을 선언한 무대로 기억될 가능성도, 잡스의 그림자만 확인한 씁쓸한 무대로 남을 가능성도 모두 열려있는 셈이다. 

아이폰X는 가상현실(AR) 맞춤 하드웨어와 베젤리스 디자인, 사라진 홈 버튼 등 쿡이 애플 경영을 시작한 이래 가장 큰 변화를 준 모델이다. ‘잡스의 애플’이 아닌 ‘쿡의 애플’로 자리잡는 데 아이폰X의 성공이 중요할 수 밖에 없다.  

잡스의 마지막 작품인 아이폰4S 이후 새버전이 공개될 때마다 이렇다 할 변화가 없다는 불평이 어김없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기술산업 분석기업 무어 인사이트(Moor Insights)의 수석 연구원인 패트릭 무어헤드는 “쿡은 이번 성공의 중요성을 분명히 알 만큼 애플에 오래있었다”고 바라봤다. 죽은 잡스의 영향력에서 애플이 벗어날 수 있을지가 이번 기회에 달렸다는 것이다. 

그러나 쿡이 잡스를 극복하려면 아이폰의 혁신만으론 부족하다는 말도 나온다. 아이폰이 아무리 새로워져도 처음 만든 사람이 잡스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숫자로 보면 애플은 쿡의 지휘 아래서 문제없이 성장 중이다.

그가 CEO에 오른 뒤 애플 주가는 234%가량 뛰었다. 매출 역시 잡스가 물러난 2011년 1087억 달러에서 지난해 2300억 달러로 급증했으며 직원수는 6만4천 명에서 11만 명으로 늘었다. 

그러나 이런 성공과는 무관하게 ‘팀 쿡의 애플엔 혁신이 없다’는 비판은 끊임없이 제기된다.
애플의 전 엔지니어 밥 버로우는 SNS에 “쿡이 CEO가 되고 처음 한 일은 애플을 역동적인 변화의 선도자에서 지루한 영업회사로 바꿔놓은 것”이라고 적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포레스터 리서치의 수석 연구원 J.P 가운더는 “애플은 스스로 세운 성공과 신화의 피해자”라며 “언제나 창의적이고 상징적이며 혁신적이어야 하는 위치에 자리해 있다”고 평가했다. 쿡이 잡스의 저주에 빠져있다는 것이다.

쿡은 이번 공개행사에서 “잡스의 가장 큰 선물은 하나의 제품이 아니라 애플 그 자체”라며 “잡스의 철학은 영원히 애플의 DNA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폰X.
▲ 아이폰X

그의 말처럼 애플은 여전히 잡스가 남긴 유산으로 꾸려지고 있다. 애플의 가장 큰 수익원은 잡스가 10년 전 처음 소개한 아이폰이다. 쿡의 애플은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처럼 대중에게 충격과 변화를 가져온 제품을 아직 내놓지 못했다. 

“One more thing(한 가지 더)”이라는 말은 잡스의 전매특허다. 그는 수차례의 제품 공개행사 때마다 이 말을 던지며 혁신적인 제품을 소개해 청중에게 놀라움을 안기곤 했다. 그러나 잡스의 시대가 지나고 애플에서 이 말을 들을 기회는 드물어졌다. 

2011년 이후 애플애서 새롭게 출시된 하드웨어 제품라인은 애플워치가 유일하다. 쿡은 2014년 “One more thing”이라는 말과 함께 애플워치를 공개했다. 잘만 되면 잡스를 따라잡을 수 있는 완벽한 기회였지만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아이폰의 판매량이 4분기 연속 줄어들고 있는 점 역시 애플에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아이폰이 애플 매출의 70%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페이팔의 창업자이자 실리콘벨리의 거물 피터 틸은 뉴욕타임즈와 인터뷰에서 ‘애플의 시대가 끝났냐’는 질문에 “팀 쿡의 잘못은 아니지만 스마트폰은 더 이상 혁신이 일어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쿡 역시 ‘포스트 아이폰 시대’를 바쁘게 준비 중이다. 

연말 인공지능 스피커 ‘홈팟’의 출시를 계획하고 있으며 애플스토어, 애플뮤직 등 서비스 기반 산업에도 투자를 늘리고 있다. 애플이 자동차를 개발 중이란 소문을 놓고도 업계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잡스는 쿡에게 애플을 넘기면서 “‘잡스라면 어떻게 할까’를 묻지 말고 그냥 맞다고 생각하는 걸 해라”는 조언을 남겼다. 

아이폰 이후의 시대에서 쿡의 애플은 잡스의 애플과 나란히 설 수 있을까?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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