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이 실적효자로 거듭난 석유화학사업에 투자를 늘려 덩치를 더욱 키울까?
이 부회장은 올해 들어 강력한 사업개편 의지를 보이고 있는데 특히 석유화학부문에서 대규모 인수합병이나 증설에 나설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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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 |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9일 “대림산업이 올해 들어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사업을 재편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최근 경영기조를 봤을 때 앞으로 석유화학사업에 과감하게 투자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이 부회장은 올해 들어 과감한 경영행보를 보이고 있다. 대림산업은 그동안 보수적 경영기조를 보인다는 평가를 평가를 받아온 것과 대비된다.
대림산업은 수익성이 나쁜 대림자동차의 이륜차사업부를 국내 이륜차 2위사업자인 KR모터스에 매각하기로 했다.
대림자동차의 이륜차사업부는 대림산업 창업주인 고 이재준 명예회장이 시작한 사업인 만큼 이번 매각에 이 부회장의 판단이 중요하게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 부회장이 창업주의 유업이라도 수익성이 나쁘다면 과감하게 접을 수 있다는 의지를 보였다고 할 수 있다.
대림산업은 올해 초에도 매각가가 2조 원에 이르는 미국의 가이스마 올레핀공장 인수전에 뛰어들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당시 인수전 참여를 직접 지휘하면서 자금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자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부회장이 석유화학사업에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펴면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할 가능성이 떠오른다. 석유화학사업이 최근 대림산업의 전체 영업이익 성장을 견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석유화학부문에서 대규모 증설투자나 인수합병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대림산업이 본사와 합작사 등 석유화학부문에서 올해 502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보다 1.4% 줄지만 2015년보다 49%, 2014년보다 215.7% 늘어나는 것이다.
지난해 이례적으로 저유가 기조가 이어져 석유화학업황이 좋았던 점을 고려하면 대림산업의 석유화학부문이 올해도 성장세를 지속한 셈이다.
대림산업의 유화사업은 한화케미칼과 합작회사인 여천나프타분해시설(YNCC)에서 에틸렌 등 기초유분을 생산하고 대림산업 본사에서 에틸렌 기반 완제품을 생산, 대림코퍼레이션이 석유화학영업을 맡는 식으로 원료-제품생산-제품판매까지 수직계열화 구조를 갖추고 있다.
특히 여천나프타분해시설은 이 부회장이 직접 사업을 지휘해온 것으로 알려졌고 대림코퍼레이션은 이 부회장이 최대주주에 올라 있는 국내 1위 석유화학영업회사다.
이 부회장이 석유화학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다시 한 번 대규모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석유화학업황 호조가 2020년 정도까지 지속될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인수합병 전략은 기존인력과 기존설비를 한 번에 사들인다는 점에서 단시간에 실적상승 효과를 볼 수 있어 롯데케미칼과 SK이노베이션 등이 대규모 인수합병전략을 적극적으로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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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율 대림산업 석유화학사업부 사장. |
대림산업은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 2조0207억 원의 현금성 자산을 쌓아두고 있다. 지난해 말보다 7천억 원 더 늘어난 것으로 대규모 인수합병을 추진하기에 넉넉한 실탄을 보유한 셈이다.
이 부회장이 여천나프타분해시설같은 합작 석유화학시설을 대규모로 세우거나 기존 시설을 증설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보인다. 대림산업은 플랜트부문에서 기술개발과 엔지니어링, 시공까지 모두 맡을 수 있어 대규모 증설작업을 추진할 경우 건설사업부와 시너지를 낼 수 있다.
한화토탈은 올해 초 싱가포르의 석유화학기업 주롱아로마틱스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매각가가 너무 높자 5400억여 원을 들여 증설작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 롯데케미칼은 2018년까지 해외에서 대규모 증설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대림산업도 이런 흐름에 동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경자 연구원은 “대림산업이 꾸준히 인수합병, 합작회사 설립 등 석유화학부문에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면서 머지 않아 석유화학부문 연매출규모를 기존 1조 원 정도에서 2조 원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