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이 카카오뱅크와 우리은행을 양날개로 은행업과 시너지를 확보하는 데 순항하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올해 증권-은행-인터넷전문은행을 넘나드는 시너지를 내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카카오뱅크의 흥행으로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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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 |
카카오뱅크는 빠르게 고객모집에 성공하며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카카오뱅크 지분 58%를 소유한 최대주주다.
김 부회장은 카카오뱅크를 통해 단기적 성과를 거두기보다 5년 이후를 내다보고 중장기적 시너지를 내는 데 주력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김 부회장은 “카카오뱅크와 어떻게 시너지를 낼 것인가가 올해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며 “금융시장에서 안정성이 가장 중요한 만큼 영업을 급하게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가 다른 주주사와 시너지 확대보다 본업인 은행업에서 고객의 신뢰를 먼저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과 궤를 같이 하는 셈이다.
김 부회장은 은산분리가 완화할 경우 최대주주가 카카오로 바뀔 가능성이 있는 만큼 카카오뱅크를 통해 수익을 얻기보다 온라인은행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실질적인 은행업 노하우를 익히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김 부회장은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최대주주임에도 카카오뱅크 출범식에서 별다른 발언을 하지 않고 있다. 최대한 뒤에서 카카오뱅크가 시장에 안착하도록 지원하기 위해서다. 카카오뱅크를 출범을 주도한 카카오 등과 나중에 주주간 갈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전면에 나서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가 안정성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데는 한국투자금융지주의 힘 덕분이기도 하다.
여러 주주사가 비슷한 지분을 들고 있는 K뱅크와 달리 카카오뱅크는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최대주주로서 자본확충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이 좋은 실적을 내고 있는 점도 김 부회장으로서 기분좋은 일이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지난해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지난해 우리은행 과점주주로 참여했다.
우리은행은 상반기에 순이익 4608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1% 늘었는데 2011년 상반기 이후 가장 많은 순이익 규모다.
예금보험공사는 올해 안에 우리은행 잔여지분 18.4%을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데 한국투자증권은 추가로 지분을 매입할 가능성도 높다. 한국투자증권은 우리은행 지분 4%를 보유하고 있다.
은산분리가 완화할 경우 카카오뱅크의 지분 상당부분을 카카오에게 매각해 자금을 마련한 뒤 재무적투자자들이 소유한 우리은행 지분과 예금보험공사가 들고 있는 잔여지분 등을 확보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김 부회장은 “은행 인수가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최종적 인수합병이 될 것”이라고 여러 차례 밝혔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2012년에도 우리은행 지분 인수를 검토했다.
김 부회장은 오래동안 추진했던 은행업 진출에 성공한 만큼 은행업 노하우를 전수받고 은행업과 시너지를 확대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거물급 인사를 영입하기도 했다.
우리은행 사외이사에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을 추천한 데 이어 카카오뱅크 출범을 앞두고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을 고문으로 영입했다. 다른 은행계 금융지주사의 최고경영진과 견주어도 무게감에서 밀리지 않는 인사들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김 부회장의 오랜 꿈이었던 은행업 진출로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은행 증권 자산운용사 저축은행 캐피탈 등의 금융 네트워크를 완성했다”며 “계열사간 협업을 바탕으로 한국투자금융지주는 한 단계 높은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