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산업개발이 통영LNG발전사업을 이대로 포기할까?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31일 “통영에코파워가 기한까지 공사계획 인가를 받지 못해 발전사업권을 취소하는 것”이라며 “의결결과를 통영에코파워에 언제 정식통보할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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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
통영에코파워는 현대산업개발이 통영에 LNG발전소를 세우기 위해 설립한 민자발전자회사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산하조직인 전기위원회는 26일 회의를 열고 통영에코파워의 발전사업권을 취소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통영에코파워에 공사계획 인가기한을 지난해 말에서 올해 3월 말로 미뤄줬는데 통영에코파워가 이 기한에도 공사계획을 제출하지 못하면서 사업권을 취소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통영LNG발전사업을 놓고 다각도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산업개발이 통영LNG발전사업권을 놓친 배경으로 LNG발전업황 악화가 꼽힌다. 현대산업개발이 국내 LNG발전소의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사업추진에 속도를 내지 않았을 수 있다고 업계는 바라본다.
현대산업개발은 2013년 정부의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통영LNG발전사업자로 선정됐지만 부지를 매입하는 데 5년이 걸렸다. 그 사이 국내 LNG발전소 가동률은 2013년 67.1%에서 지난해 38.8%까지 떨어지며 LNG발전소의 사업성도 크게 나빠졌다.
현대산업개발이 2012년 지분을 확보한 동두천드림파워도 2년 연속 순손실을 냈다. 동두천드림파워는 LNG복발발전소로 2015년 상반기 상업가동을 시작했는데 그해 순손실 103억 원을 낸 데 이어 지난해도 순손실 279억 원을 냈다.
하지만 현대산업개발이 통영LNG발전사업의 취소처분을 철회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사업을 다시 추진할 수도 있다.
문재인 정부가 석탄발전소와 원자력발전소의 가동률을 낮추는 정책을 펼 경우 LNG발전업황이 크게 개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문 대통령이 노후석탄화력발전소를 가동중단하거나 폐쇄하면서 앞으로 LNG발전소가 석탄화력 발전량의 빈자리를 채우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산업개발이 통영에코파워에 1천억 원 넘게 자금을 투입하기로 결정한 점도 통영LNG발전사업의 재추진 가능성을 높인다.
현대산업개발은 올해 3월 통영에코파워를 통해 성동조선해양의 조선소 부지를 1100억여 원에 사들이겠다는 계약을 맺었다.
현대산업개발이 이 부지를 놓고 성동조선해양, 수출입은행과 약 2년 동안 가격협상을 진행한 끝에 매매계약을 맺은 만큼 통영LNG발전사업에 다시 속도를 낼 수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