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그룹 회장이 5월 경영에 복귀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새 판을 어떻게 짤지 주목된다.
특히 이 회장이 없을 때 그룹의 구심점 역할을 해온 손경식 CJ 회장의 거취에도 관심이 모인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이 5월 4년여 만에 경영에 복귀하면 CJ그룹 안팎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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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현 CJ그룹 회장. |
가장 주목되는 건 이 회장이 구속된 직후 구성된 그룹의 비상경영위원회다. 비상경영위원회는 2013년 7월 이 회장이 구속되자 경영공백에 대비하기 위해 만들어진 그룹 내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처음에 5명 체제로 시작했으나 이관훈 전 CJ 사장과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이 떠나면서 지금까지 손경식 CJ 회장, 이채욱 CJ 부회장, 김철하 CJ제일제당 부회장 3인체체로 이어지고 있다.
비상경영위원회는 지금까지도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이 회장이 복귀하면 위원회가 해체되고 이 회장이 직접 주재하는 회의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손경식 회장이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손 회장은 이재현 회장과 이미경 부회장의 외삼촌이다.
손 회장은 이재현 회장이 구속되자 7년 반 넘게 맡아왔던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직에서 물러나 그룹 경영에 전념했다.
특히 이재현 회장에 이어 이미경 부회장까지 2014년 9월 경영에서 물러나 미국으로 떠나자 책임이 더욱 무거워졌다.
손 회장은 CJ그룹이 이 회장의 구속과 이 부회장의 갑작스런 퇴진, 박근혜 게이트 등으로 뒤숭숭할 때 든든한 구심점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손 회장은 올해 78세다. 지난해 7월 폐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기도 했다.
손 회장은 지난 몇년 동안 국내외를 오가며 CJ그룹의 얼굴 역할을 해온 데다 지난해 박근혜 게이트로 청문회와 검찰조사 등도 소화했다.
그러나 이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다하더라도 아직 집무실에 매일 출근할 수 있는 만큼의 건강은 회복하지 못한 데다 4년 가까이 경영에서 손을 뗐던 만큼 당분간 손 회장이 곁을 지킬 것으로 보인다.
손 회장이 2월 전국경제인연합회의 회장 추대를 거절한 이유도 당분간 그룹 경영에 힘을 써야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채욱 CJ 부회장의 거취에도 관심이 모인다. 이 부회장은 CJ그룹의 지주사인 CJ에서 손경식 회장과 함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이 부회장은 당초 CJ대한통운 대표이사로 영입됐으나 이 회장의 공백이 길어지자 지주회사로 자리를 옮겨 그룹 경영을 이끌었다.
이 회장의 핵심 측근으로 꼽히는 허민회 CJ오쇼핑 대표의 역할이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허 대표는 CJ그룹에서 가장 신임 받는 전문경영인 가운데 한명이다. CJ그룹 핵심회사의 경영을 돌아가면서 맡으며 그룹 안팎에서 ‘해결사’로 인정받고 있다.
허 대표는 이 회장이 물러난 CJ E&M, CJ오쇼핑, CJ CGV 등의 계열사의 등기이사를 물려받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