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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독주, 삼성전자 지주사 철회에 영향 미쳤나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7-04-27 13:5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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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독주, 삼성전자 지주사 철회에 영향 미쳤나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왼쪽)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전자가 지주회사 전환을 철회한 배경에는 대선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독주로 정권교체가 유력한 점도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자사주 활용 제한하는 법안 추진에 발목 잡혀

삼성전자는 27일 지주회사 전환계획을 철회하면서 “상법 개정에 앞서 지주회사로 전환을 추진하는 것이 리스크가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주회사 전환을 결정한다고 금방되는 것이 아니며 실질적으로 이사회 결의 후 5개월에서 1년이 소요된다”면서 “지주회사로 전환한다고 하면 이런 개정안이 가속화돼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국회에서 지주회사 전환 시 자사주를 활용해 최대주주 지배력을 극대화해야 하는 방안에 제동을 걸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주회사 전환계획을 철회한 데는 이런 국회의 움직임을 감안한 셈이다.

자사주 활용을 제한하는 내용의 법안은 국회에 다수 상정돼 있다. 3월 임시국회에서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교섭단체 3당이 자사주에 신주를 배정하지 않는 내용의 상법 개정안에 합의하기도 했다.

3월 임시국회에서 법안은 통과되지 않았지만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유력 대선후보들은 여전히 자사주를 활용해 대주주 지배력을 높이는 방안을 제재하겠다는 뜻을 나타내고 있다. 이를 고려할 때 대선 이후 자사주 활용을 제한하는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지주회사 전환을 결정했다가 자사주를 활용할 수 없게 되면 삼성전자는 지배구조 개편에 수조 원의 자금이 더 필요하게 된다. 지주회사 전환으로 얻을 수 있는 실익이 없을 수도 있게 된다.

◆ 삼성그룹 지배구조 용인하는 문재인

대선후보 지지율에서 1위를 독주하는 문 후보가 내놓은 재벌 지배구조 공약을 고려할 때 지금 상황에서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할 이유도 없다고 삼성전자는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는 올해 초만 해도 재벌개혁 공약을 발표하면서 삼성그룹 등 4대 재벌개혁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 후보는 얼마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10대 공약에 자사주 활용 제한도 포함했다. 지주회사 전환에 직접적으로 걸림돌이 되는 정책을 우선적으로 공약으로 내걸었다.

하지만 문 후보의 재벌개혁 정책은 자사주 활용 제한을 제외하면 최근 들어 다소 온건한 방향으로 바뀌었다. 삼성그룹 입장에서 지주회사 전환은 재벌개혁에 대응해 지배구조를 투명화하는 측면도 있었는데 굳이 그럴 필요가 없는 상황이 됐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대표적인 것이 기존 순환출자 해소 건이다. 문 후보는 당초 재벌개혁 공약에 기존 순환출자 해소 방안을 담았지만 10대 공약에는 포함하지 않았다.

삼성그룹의 경우 삼성물산→삼성전자→삼성SDI→삼성물산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 등을 보유하고 있다. 순환출자를 모두 해소한다고 가정하면 수조 원의 비용이 필요하다. 삼성전자 지주회사 전환은 적은 비용으로 순환출자를 해소하는 방안으로도 여겨졌는데 기존 순환출자를 해소할 필요가 없다면 그만큼 지주회사 전환 필요성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문 후보는 보험회사의 계열사 주식 보유를 제한하는 보험업법 개정안 역시 공약으로 추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측의 김상조 새로운대한민국위원회 부위원장은 26일 “통합금융감독 시스템을 구축해 규제할 수 있다”며 개정안 통과가 꼭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 법안은 보험사가 보유한 계열사 주식 가격을 취득가액이 아니라 시가로 산정해 자산의 3%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이다. 이 법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대부분을 처분해야 하므로 삼성전자에 대한 최대주주 지배력이 떨어진다.

이 때문에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줄여 보험업법 개정안에 대비할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문재인 후보가 당선될 경우 개정안 추진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삼성그룹이 지주회사 전환을 무리하게 추진해야 하는 이유가 줄어들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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