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이 올해 중간배당금을 지난해의 두세배 수준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에쓰오일 주가는 19일 전일보다 3.52%(3300원) 오른 9만7100원으로 장을 마쳤다.
1분기에 달러환율 하락으로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지난해 1분기보다 각각 34.1, 10.8% 줄었다고 밝혔는데도 주가가 크게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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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스만 알 감디 에쓰오일 CEO. |
2분기에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개선해 중간배당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주가가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1분기 실적발표회에서 “중간배당은 상반기 실적과 3분기 실적전망 등을 고려해 최종적으로 결정할 것”이라며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주주친화적인 배당정책을 펼 것”이라고 말했다. 에쓰오일의 2분기 실적이 중간배당 규모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인 셈이다.
에쓰오일은 2분기에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다.
노우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여름휴가 기간이 다가오면서 휘발유 등 석유제품 수요가 들어 정제마진이 확대될 것”이라며 “해외정유사들이 올해 정제설비를 폐쇄하거나 정기보수하고 사우디아라비아가 아시아정유사에게 저렴한 가격에 원유를 팔면서 올해 2분기 에쓰오일의 영업이익이 직전분기보다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의 정제공장 4~5곳이 올해 폐쇄되고 미국 정유사들은 정제설비의 가동률을 낮추기로 했다. 중국정유사들도 올해 정기보수 규모를 대폭 확대한다. 이 경우 정제설비의 전체 가동률이 줄어들면서 석유제품 공급도 줄어들게 된다.
증권가의 실적전망을 종합하면 에쓰오일은 2분기에 영업이익 3천억~4천억 원, 순이익 3천 원 중반을 낼 것으로 추산됐다. 1분기보다 영업이익은 개선되지만 순이익은 비슷하거나 소폭 줄어드는 것이다.
에쓰오일이 잔사유고도화시설(RUC)과 올레핀하류시설(ODC) 건설사업을 진행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대부분 조달한 점도 지난해보다 중간배당이 확대될 가능성을 높인다.
이 사업은 원유를 정제하고 남은 찌꺼기유를 원료로 프로필렌과 휘발유 등 고부가가치제품을 만들어내는 시설을 짓는 것인데 1분기 말 기준으로 46.8% 진행됐다.
에쓰오일은 2018년 4월까지 이 시설을 완공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이 사업에 모두 4조8천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교보증권은 에쓰오일이 올해 중간배당으로 주당 1600원을, 유안타증권은 1750원을 책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중간배당금인 주당 500원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늘어나는 것으로 사상 최대 수준에 가깝다.
하지만 에쓰오일이 중간배당 규모를 이만큼 확대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에쓰오일의 올해 2분기 내놓을 영업이익과 순이익 전망치가 지난해 2분기보다 각각 30% 정도 줄어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에쓰오일은 2015년 상반기에 영업이익 8500억여 원, 순이익 6400억여 원을 냈는데 이는 올해 1분기 실적과 2분기 실적전망치를 합산한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에쓰오일이 2015년 중간배당으로 1100원을 책정한 점을 미뤄봤을 때 올해 중간배당도 주당 1천원 초반 정도로 책정될 가능성이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