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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
라인은 페이스북이 아닌 알리바바의 길을 밟기 위해 기업공개를 보류한 것인가?
네이버가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상장을 올해 추진하지 않기로 하면서 향후 라인의 진로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 라인이 확실한 수익모델을 세우고 월간 실제 사용자를 늘리는 과제를 안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도 지난 6월 “라인의 수익모델 확보는 큰 숙제”라고 말했다.
◆ 라인, 페이스북 아닌 알리바바의 길을 선택
증권가는 23일 네이버가 라인의 연내상장을 추진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페이스북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이해진 의장이 페이스북이 아닌 알리바바의 길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은 2012년 9억 명의 이용자 수를 바탕으로 상장했지만 상장 4개월 만에 주가가 반토막 났다. 페이스북의 불분명한 수익모델로 수익성과 성장성에 의문이 제기된 탓이다.
반면 최근 상장한 알리바바는 미국 증시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 이후에도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중국 인터넷상거래시장의 빠른 성장에 힘입어 수익성이 탄탄하다. 알리바바의 2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 급증했다.
권윤구 동부증권 연구원은 “희비가 엇갈린 글로벌 인터넷 공룡들의 기업공개를 지켜보며 네이버는 빠른 가입자 증가보다 수익에 기반한 뒤 라인을 기업공개할 경우 더 높은 가치를 부여 받을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 가입자 공개 안 하고 내실 다지기 나서
네이버는 라인에 대해 외형확대보다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누적 가입자를 늘리는 것보다 충성고객을 늘려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라인은 지난 8월 네이버가 연초 목표했던 가입자 수 5억 명을 이미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를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다. 가입자 3억 명을 돌파한 2013년 말 이해진 의장이 직접 나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던 것과 대비된다.
라인은 현재 내부 평가기준을 가입자가 아닌 월간 실이용자(MAU : Monthly Active Users)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라인의 누적 가입자가 더 이상 큰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월간 실제 이용자(MAU Monthly Active Users)는 한 달 동안 해당 서비스를 이용한 순수한 이용자를 말한다. 사용자의 충성도를 나타내며 사용자의 충성도가 높을수록 다양한 수익모델이 가능해진다. 이 때문에 모바일 메신저의 경우 가치를 평가할 때도 이 지표를 활용한다.
라인은 월간 실제 이용자는 발표한 적이 없다. 지난 4월 노무라 증권이 추산한 라인의 실제 이용자는 2억1천만 명 수준이다. 당시 라인 가입자는 4억 명이었다. 실제 이용자가 전체 가입자의 절반 정도인 셈이다.
한국투자증권은 3일 실제 이용자를 기준으로 라인과 카카오톡의 가치를 비교분석한 결과 카카오톡이 라인보다 1.5배 더 가치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라인은 앞으로 누적 가입자가 아니라 실제 이용자를 늘리는 데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웹툰 등 다양한 콘텐츠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 확실한 수익모델 확보해야 할 때
라인의 수익성에 대한 의심은 그동안 끊이지 않았다. 전체 가입자는 많아도 자칫 허수가 많을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네이버는 라인이 빠르게 이용자층을 확보하면서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수익모델을 도입하고 있다. 유료 스티커와 라인 게임, 기업계정 등이 대표적 수익모델이다.
그러나 아직은 라인 사용자만 누릴 수 있는 ‘킬러 콘텐츠’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카오톡이 국내에서 게임을 통해 수익모델을 확실히 구축했듯 라인만의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라인은 아직 게임 매출 의존도가 높다. 2분기 총액 기준으로 라인 매출 가운데 게임의 비중은 60%에 이른다. 모바일게임은 유행에 따라 매출 규모가 달라질 수 있어 안정적 수익을 낸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업계 전문가들은 라인이 가능한 빨리 모바일 금융서비스에 진출하는 등 확실한 수익모델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