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LNG(액화천연가스)사업에서 결실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다음 정부가 친환경정책을 강화하고 민간발전소업황도 개선될 조짐을 보이면서 SK그룹의 LNG발전소가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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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 SK그룹 회장. |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8일 “유력 대선주자들이 미세먼지와 대기오염물질을 줄일 수 있도록 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며 “환경적인 요소를 고려해 발전소를 가동해야 한다는 법을 적용할 경우 민간LNG발전소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희정 충남도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등 유력 대선주자들은 최근 석탄화력발전소와 원자력발전소의 비중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발전소의 비중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다음 정부가 친환경정책을 강화할 경우 ‘환경급전’정책이 가장 먼저 시행되면서 LNG발전소의 가동률이 높아질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환경급전정책은 석탄화력, LNG 등 가스화력, 유류화력발전소 가운데 오염물질 배출이 가장 적은 발전소를 우선 가동해 전력을 공급하는 정책을 말한다. 기존에는 석탄화력과 원자력발전 등 전력생산비용이 저렴한 발전소를 우선 가동했지만 앞으로는 환경과 국민안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발전소를 가동한다는 것이다.
환경급전정책은 국회예산정책처가 지난해 10월 제안한 정책으로 올해 3월2일 전기사업법 개정안에 담겨 국회에서 통과됐다.
하나금융투자는 환경급전정책이 도입되면 기존 2대 1이었던 석탄화력발전과 가스화력발전 가동비율이 1대 2 정도로 역전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경우 전국 LNG발전설비의 가동률은 지난해 37.9% 수준에서 50% 정도까지 높아질 수 있다.
최 회장은 2015년부터 SK그룹의 5대 신성장동력으로 LNG사업을 제시했고 지주회사인 SK가 직접 LNG사업을 챙기면서 공을 들였다. 하지만 LNG사업은 그동안 민간발전소 업황의 부진으로 SK그룹의 골칫거리가 됐다.
지주회사인 SK가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는 발전자회사 SKE&S의 영업이익은 2012년부터 줄곧 곤두박질쳤다. SKE&S는 지난해 영업이익 1545억 원을 냈는데 2012년에 거둔 영업이익의 20% 정도에 그친다.
SKE&S는 기존의 광양LNG발전소, 하남LNG열병합발전소에 더해 2월부터 장문LNG발전소를 상업가동하고 3월 안에 위례LNG열병합발전소를 가동하기로 했다. 광양과 장문, 위례의 발전소는 SK그룹이 에너지계열사를 통해 LNG를 미국과 호주, 인도네시아로부터 직접 구매하면서 한국가스공사로부터 구입할 때보다 원가를 대폭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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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정준 SKE&S 사장. |
SKE&S 관계자는 “SK그룹이 LNG를 직도입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둔 덕에 다른 민간발전소와 비교해 원가를 23~28% 가량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계통한계가격(SMP) 오르는 점도 SKE&S에게 호재다.
계통한계가격은 한국전력공사가 민간발전사에서 생산된 전기를 사들이는 기준가격을 말하는데 이 가격이 높을수록 민간발전사는 전기를 비싼 값에 팔 수 있어 수익성이 좋아진다. 계통한계가격은 올해 3월 92원/Kwh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평균 계통한계가격보다 30~40% 가량 오른 것이다.
SKE&S는 올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4조7070억 원, 영업이익 3330억 원을 낼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와 비교해 매출은 16.4%, 영업이익은 115.5% 증가하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