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현대차그룹의 지주회사 후보로 떠오르며 삼성전자와 비교하는 증권사 시각도 늘어나고 있다.
김준성 메리츠투자증권 연구원이 27일 “(지주회사 후보로 꼽히는) 현대차와 삼성전자는 2가지 차이점을 보인다”며 “현대차의 경우 지배구조 변화를 공식화하지 않았으며 이익전망치가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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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
현대차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 경우 현대차, 현대모비스 등이 지주회사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지배구조개편과 관련해 공식발표를 한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지배구조개편까지 갈 길이 멀어 지주회사 전환을 논의하기가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배구조를 개편하기 전에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하고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에 경영권을 승계하는 선결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반면 삼성그룹의 경우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지난해 10월 주주제안 형식으로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을 제안했고 삼성전자는 11월 지주회사 전환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삼성그룹은 2015년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을 합병하면서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에서 어느 정도 해법은 찾았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주회사 전환과 함께 실적개선 기대가 맞물리면서 큰 폭으로 오를 수 있었다. 반면 현대차는 지주회사 후보로 꼽히고 있지만 실적전망이 어두워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초부터 현재까지 70% 넘게 올랐다.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도 같은 기간에 50% 이상 올랐다. 지주회사 전환뿐 아니라 실적개선 기대감이 더해져 주가상승이 가팔랐다.
반면 현대차 주가는 최근에야 지배구조개편의 기대감으로 크게 올랐지만 영업이익 전망치는 오히려 떨어졌다. 현대차 주가는 지난해 초부터 현재까지 19% 정도 올랐는데 같은 기간에 영업이익 전망치는 23% 떨어졌다.
김 연구원은 “높은 주가상승률을 보인 삼성전자와 달리 현대차는 아직 지배구조 변경을 공표하지 않았고 영업이익 전망치도 떨어지고 있다”며 “현대차가 구조적으로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지배구조 변화 그 자체보다는 실적을 개선할 수 있는 인센티브, 재고, 판매 등 영업환경의 질적개선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가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에 브랜드 사용료를 받기로 결정한 이후에 현대차가 지주회사로 전환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더욱 실렸다. 브랜드 사용료 수취는 지주회사의 주요 업무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최근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변화를 놓고 시장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현대차를 비롯해 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주가는 지배구조 변경 이후 기업가치가 재평가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올랐고 판매부진, 실적악화 우려가 나오면서 떨어지는 양상을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