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부토건과 경남기업이 올해 새 주인을 찾을 수 있을까?
삼부토건과 경남기업은 최근 들어 매각 걸림돌을 하나둘씩 없애는 데 성공하고 있어 올해 매각을 재추진하면 인수자를 찾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삼부토건, 매력적 매물로 탈바꿈 시도
20일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삼부토건이 100% 자회사인 남우관광에 부과된 법인세 1천억 원을 대신 납부해야 한다는 점을 해소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삼부토건은 지난해 말 법인세 대납의무에 발목이 잡혀 매각절차를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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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금석 삼부토건 관리인. |
남우관광이 지난해 벨레상스서울호텔(옛 르네상스호텔)을 VSL코리아에 6900억 원에 매각하면서 법인세가 발생했다. 남우관광은 건물의 양도차익에 따른 법인세 1천억 원을 내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모든 매각대금이 채권단에 넘어가면서 남우관광이 실제로 쥔 현금은 사실상 전무했다. 남우관광이 이를 지불할 형편이 되지 않자 법인세의 납부의무가 모회사인 삼부토건에 넘어갔다.
삼부토건은 3월 말까지 제출해야 하는 사업보고서에 남우관광이 적자기업인 점을 증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세법에 따르면 적자기업은 ‘이월결손금 공제제도’를 통해 법인세를 납부하지 않아도 된다.
국세청이 이 점을 받아들이면 삼부토건은 법인세용으로 쌓아둔 현금과 기존의 금융자산 등을 더해 1300억 원의 유동성을 확보하게 된다.
삼부토건의 예상 매각가격은 1천억 원 안팎인 것으로 파악된다. 삼부토건이 확보하고 있는 현금이 매각가격보다 많아 매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삼부토건은 자회사였던 삼부건설공업을 지난해 말에 KCC의 자동차부품계열사인 코리아오토글라스에 팔아 매각을 추진하는데 부정적으로 작용했던 장애물을 제거했다.
◆ 경남기업, 수완에너지 분리매각 성공
경남기업도 매각이 재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경남기업은 1월 말에 70%의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 수완에너지의 주식 420만 주와 대출채권을 삼익악기에 모두 280억 원을 받고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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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희 경남기업 관리인. |
수완에너지의 분리매각 여부는 경남기업 매각을 결정하는 요소로 꼽혔다. 경남기업은 지난해 2차례 매각을 추진했으나 수완에너지와 한묶음으로 매각이 추진되는 바람에 몸값이 높아져 불발됐다.
경남기업이 수완에너지를 매각해 몸값을 400억 원가량 낮춘 만큼 재매각을 추진하면 건설사를 인수하는데 눈독을 들이고 있는 여러 기업들의 주목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라마이다스(SM)그룹과 중소건설사인 세운건설 등이 지난해 경남기업 인수에 관심을 보였다.
물론 삼부토건과 경남기업 매각에 건설경기의 둔화 가능성이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국내 주택시장은 올해 하반기부터 공급이 본격적으로 과잉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지난해에 발표한 부동산대책에 따라 수요도 점차 줄어들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국내사업에는 먹구름만 가득하다.
해외사업도 불투명하다. 국내 건설사들은 지난해 해외에서 신규수주 규모가 크게 줄어들었는데 올해도 현재까지 좀처럼 수주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투자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건설사의 인수합병 성공 여부는 기본적으로 건설경기의 전망에 달려 있는데 현재 국내외를 막론하고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중견건설사들이 새 주인을 찾는데 난항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