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은 ‘가격이 곧 브랜드 가치’라고 내걸지만 한국타이어의 고가정책이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타이어의 실적부진이 이어지면서 한국타이어를 향한 가격인하 압박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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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 |
대우증권은 17일 한국타이어의 3분기 매출이 지난해 3분기보다 6.1% 감소한 1조7729억 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박영호 대우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 감소한 데 이어 3분기에 2분기부터 본격화된 가격인하 경쟁 부담이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타이어 실적은 4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내년에나 정상궤도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 연구원은 “4분기부터 매출이 회복되겠지만 조업일수 증가에 따른 비용부담으로 영업이익률은 14.6%로 전분기보다 떨어질 것”이라며 “2015년은 미주 등 주요시장 판매여건 개선과 동사의 출하여력 확대로 인해 매출 성장세가 양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매출 회복시점이 다소 늦춰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한국타이어의 고가전략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타이어 지난 2분기 타이어 빅3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금호타이어(1133억 원)와 넥센타이어(488억 원)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각각 9.1%, 6.4%씩 늘었다. 반면 한국타이어는 7.4% 줄어든 2512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해외판매 비중이 82% 이상을 차지하다 보니 원화강세에 따른 영업이익 하락이 불가피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의 해외판매 비중은 70~80%대로 한국타이어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데 유독 한국타이어만 환율 피해를 입었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타이어는 초고성능타이어(UHPT) 매출액이 전체 매출액의 약 32%를 차지한다”며 “최근 중국업체들이 가격인하 정책을 펼치고 있어 한국타이어가 힘을 못쓴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타이어 제품은 중국제품뿐 아니라 국산제품과 비교해서도 비싸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타이어는 최근 몇 년간 원재료 가격하락에도 불구하고 제품가격을 올려 빈축을 사기도 했다.
한국타이어에 따르면 타이어 주요 원재료인 천연고무 합성고무 타이어코드 카본블랙 비드와이어 등 5개 품목의 톤당 가격 평균값은 2011년 311만 원 2012년 263만 원 2013년 241만 원으로 3년 새 23% 가량 낮아졌다.
그러나 한국타이어 제품 평균가격은 2011년 7만4885원 2012년 7만8844원 2013년 7만6691원으로 같은 기간 2.4% 올랐다. 같은 기간 넥센타이어의 제품 평균가격(6만2104원에서 5만4760원) 11.5% 내린 것과 대조적이다.
금호타이어의 제품 평균가격은 같은 기간 2.7% 올라 한국타이어보다 상승폭이 컸지만 6만 원 후반대로 한국타이어 제품보다 쌌다.
한국타이어의 올 상반기 제품 평균가격은 6만8836원으로 대폭 내렸지만 여전히 다른 회사에 비해 비싼 편이다.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의 상반기 제품 평균가격은 각각 6만6220원, 5만2455원이었다.
오너 3세 조현범 사장은 한국타이어가 높은 가격을 고수하는 데 대해 “가격은 시장원리에 따라 결정된다”며 “다른 업체는 값을 내리기도 했지만 우리는 브랜드가 달라 가격을 지탱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