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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찬건 이중고, 포스코건설 국내와 해외사업 모두 고전

이지혜 기자 wisdom@businesspost.co.kr 2017-03-15 17: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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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찬건 포스코건설 사장이 올해 해외사업과 국내 재건축재개발사업 양쪽에서 고전하고 있다.

한 사장은 올해 국내 주택사업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재건축재개발사업에 희망을 걸고 있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포스코건설이 올해 2월부터 부실한 해외사업이 많은 포스코엔지니어링까지 흡수하면서 해외사업의 전망도 어둡기는 마찬가지다.

◆ 국내 재건축재개발사업 수주 2건 잇달아 놓쳐

15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설초구 방배5구역 재건축주택 조합이 18일 총회를 열고 포스코건설과 GS건설, 롯데건설 컨소시엄에게 내줬던 시공권을 박탈할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한찬건 이중고, 포스코건설 국내와 해외사업 모두 고전  
▲ 한찬건 포스코건설 사장.
방배5구역 재건축은 서울 서초구 방배동 946-8번지에 아파트 3080가구를 짓는 공사로 사업비 규모는 1조2천억 원이다. 포스코건설과 GS건설, 롯데건설은 2014년 6월 이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사업단을 꾸렸다.

포스코건설이 조합총회에서 시공사 자격을 박탈당하면 2318억 원 정도의 수주잔고를 날리게 된다.

포스코건설은 올해 1월에도 경기도 과천주공아파트1단지의 재건축주택 시공사 자격을 잃었다. 포스코건설은 2014년 11월 이 사업의 시공사로 선정됐는데 올해 8월 착공을 앞두고 있었다. 포스코건설이 이 사업으로 남겨둔 수주잔고는 약 3670억 원이다.

포스코건설이 시공사 자격을 잃은 것을 놓고 조합과 힘겨루기에서 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포스코건설은 과천의 재건축주택 조합에 설계변경 등을 이유로 공사비를 600억 원 올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프리미엄사업단은 방배4구역 재건축주택 조합에 증권사나 제2금융권에서 사업비를 대출해야 한다는 안을 내놨다. 그러나 두 곳 조합은 이런 제안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방배4구역은 강남권, 과천주공은 ‘준강남’으로 각각 불린다. 조합원들의 수익이 충분히 보장될 뿐 아니라 일반분양을 추진하는 데도 별다른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노른자위다.

조합들이 기존 시공사의 의견에 맞추는 것보다 시간은 걸려도 시공사를 바꾸는 편이 훨씬 더 이득이라고 판단해 시공사 교체라는 강수를 둔 셈이다.

한찬건 사장은 지난해 포스코건설 실적이 사상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올해 주택사업에서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재건축재개발사업 2건을 놓쳐 약 6천억 원이나 되는 수주잔고를 날리게 된 만큼 뼈아플 수밖에 없다. 

포스코건설은 재건축재개발사업의 성장이 절실하다. 지난해 들어 3분기까지 전체 수주에서 국내사업 비중은 76.7% 정도였는데 이 가운데 정비사업 비중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한 사장은 올해 국내에서 재건축재개발사업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재건축재개발주택사업은 조합원의 수요가 뒷받침돼 있어 수익성은 다소 떨어져도 사업진행 속도가 빠르고 미분양 가능성이 훨씬 낮기 때문이다. 

포스코건설은 올해 2월 초 한 사장의 유임을 밝히면서 “국내에서 재건축재개발부문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 포스코엔지니어링 부진까지 껴안아, 해외사업도 악전고투

한찬건 사장은 자회사였던 포스코엔지니어링을 올해 2월 포스코건설로 완전히 흡수하면서 시너지를 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올해까지 포스코엔지니어링은 해외사업에서 부진해 포스코건설의 실적에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엔지니어링은 지난해 기준 매출 9695억 원, 순손실 1550억 원을 냈다. 부채총액은 5178억 원이다.

김영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포스코엔지니어링이 플랜트 설계와 시공까지 모두 맡은 EPC업체로 전환했지만 해외프로젝트의 높은 원가율로 저조한 영업실적을 계속 내고있다”며 “지난해 태국과 인도네시아 법인에 자금을 지원하면서 차입금도 지속적으로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포스코엔지니어링은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률 -7.1%를 기록했다. 2013년부터 꾸준히 떨어진 것이다. 차입금 의존도 역시 같은 기간 4.8%에서 30.3%까지 올랐고 지난해 3분기에 부채비율이 1101.6%에 이르렀다.

포스코엔지니어링의 실적부진을 만회하려면 포스코건설이라도 해외사업에서 순항해야 하는데 전망이 밝지 않다.

황덕규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포스코건설의 해외사업을 놓고 “브라질 CSP제철소와 사우디아람코의 황이송설비, 아부다비 담수와 라오스 남릭 등의 공사진행이 더딘 상황”이라며 “해외사업에서 추가적으로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기존에 진행하고 있던 해외사업에서 추가손실이 발생하면 한 사장은 지난해 해외사업에서 수주를 늘린 효과를 보지 못할 수 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19억3천만 달러의 해외사업 일감을 확보해 2015년보다 23.7% 늘었다. 하지만 신규수주가 매출로 반영되기까지 1년 이상 걸릴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감안할 때 포스코건설이 해외사업에서 추가손실을 보면 실적이 악화하는 것을 막기 어렵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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