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협력을 맺으면서 저비용항공사의 안전성 논란을 잠재울지 주목된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10일 “한국항공우주산업과 맺은 협약은 한국항공우주산업이 항공기 중정비 능력을 갖추면 중정비를 맡기겠다는 내용”이라며 “가격과 일정 등 조건이 맞는 정비회사를 외국에서 찾지 않고 중정비를 한국에서도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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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규남 제주항공 사장. |
제주항공은 9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와 항공정비 산업단지 설립 등 항공정비사업(MRO)에서 전략적으로 협력하기로 협약을 맺었다. 항공기를 주기적으로 검사하고 분해해서 수리하는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에서 협력하기로 한 것이다.
제주항공은 저비용항공사 최초로 항공기정비사업에 협력체제를 갖추면서 그동안 지적을 받아온 항공기 안전성 논란을 해소하는 데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은 그동안 국내에 항공기정비회사가 없어 주로 몽골의 MIAT에 항공기를 보내 정비를 받았다.
국내 저비용항공사는 항공기정비를 해외에 맡길 수 밖에 없다. 일본에는 JALEC, 중국에는 AMECO, TAECO 등 5개의 정비회사, 싱가포르는 SIAEC와 STA, 대만에는 EGAT가 있지만 한국에는 항공기정비회사가 없다. 대한항공만 자체적으로 정비할 수 있고 아시아나항공은 50%가량을 스스로 정비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이 항공기정비사업을 시작하면 제주항공이 원가를 절감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제주항공은 몽골과 싱가포르, 홍콩, 중국 등 해외로 비행기를 보내 정비를 받아왔다”며 “중정비 시설을 갖추고 사업을 시작한다면 연료비와 시간 등을 절약해 원가절감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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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항공의 항공기인 보잉737-800. |
항공기 한 대가 하루만 운항을 쉬어도 항공사는 1억 원가량의 손해를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비용항공사가 항공기 회전율을 높여 수익성을 극대화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에서 정비를 할 수 있게 되면 비용을 줄이는 효과도 보는 셈이다.
제주항공은 지난해부터 항공기 결함 등으로 지연과 회항이 잦아 안전성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올해 1월17일 괌을 떠나 인천공항으로 향하던 제주항공 7C3101편이 활주로로 이동하는 도중 타이어 일부가 터지면서 멈춰섰다. 이 항공편에는 승객 186명이 타고 있었다.
지난해 7월에도 김해에서 대만으로 가던 7C2653편이 항공기 결함으로 운항이 취소되고 승객들이 새벽 1시까지 비행기에 갇히는 일이 벌어졌다.
제주항공은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항공기정비를 효율적으로 진행하고 조종사 훈련체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이 개발하는 항공기수출과 연계해 운항하는 노선을 개발하는 등의 효과도 추가적으로 노릴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