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임권 수협중앙회 회장이 수협은행장 재공모를 놓고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수협은행에 정부 입김을 줄이는 것도, 내부인사를 발탁하는 것도 뜻대로 되지 않고 있는 탓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회장은 수협은행 행장추천위원회가 수협은행장 후보자를 재공모하기로 결정하면서 수협은행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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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임권 수협중앙회 회장. |
김 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강명석 수협은행 상임감사가 이번 수협은행장 선출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혔지만 정부 측 행장추천위원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강 감사는 김 회장의 부산수산대 수산경영학과 후배인데 그가 이번에 차기은행장으로 낙점된다면 김 회장의 친정체제가 완성된다는 말도 나왔다.
김 회장은 지난해 말 수협은행이 독립법인으로 출범할 때 당시 수협노량진수산 대표이사이던 강 감사를 수협은행 초대감사로 선임하는 등 인사에서 영향력을 확대했는데 이는 강 감사를 수협은행장 자리에 앉히려는 포석이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정부 측 행추위 위원들은 새로 출범하는 수협은행에 변화가 필요한데 내부출신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을 내세워 강 감사의 선임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감사는 1986년 수협은행에 입사한 이래로 지점장과 신용기획부장, 해양투자금융부장 등 주요보직을 단계적으로 밟아왔다. 2006년 수협중앙회 신용사업 상임이사로 부임 후 수협에서 내내 경영진 자리에 있었고 한국자산관리공사·금융결제원 등 주요 금융기관들의 이사를 맡아온 경력도 있다.
행추위의 재공모 결정이 낙하산인사를 위한 과정이라는 시각도 있다. 정부출신 인사를 후보에 올리기 위한 반대라는 것이다. 은행장 선임 과정이 후보군조차 밝히지 않을 만큼 비공개로 진행된 것도 이런 의혹을 키우고 있다.
김 회장도 수협은행장 추천과정이 비공개로 진행되는 데 불만을 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협은행장 선출이 수협중앙회와 정부의 힘겨루기 국면으로 들어가면서 수협은행의 독립성과 실적개선을 이끌 인물은 누구인지 하는 고민은 뒤로 밀리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금융노조 수협중앙회지부 측은 “내부출신이라고 무조건 환영하는 것은 아니다”며 “수협은행의 규모가 아직 다른 시중 은행에 비해 크지 않고 향후 공적자금을 상환해야 한다는 큰 부담을 안고 있는 만큼 능력과 자질을 겸비한 금융 전문가가 은행장에 선임돼야 할 것”이라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